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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잘 나가던 '전지적 참견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세월호 희화화' 논란에 휘말린 것. 지난 5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에서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합성됐던 뉴스 보도 화면이 사실은 지난 2014년 4월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 당시의 뉴스특보 화면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어묵'에 비유하며 조롱한다는 주장 또한 있어 논란은 증폭됐다.
현재 프로그램은 2주 결방을 결정했다.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 또한 충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전참시'의 장래는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영자는 녹화 불참 통보이자 사실상 '보이콧'을 결정한 상태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자 처벌을 위한 청원이 등장했으며 녹화 취소와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긴급 심의까지 이어졌다. 프로그램은 이례적으로 2주간의 결방을 한다. '달라지겠다'던 MBC 최승호 사장의 의지는 등 돌린 시청자들을 달랠 수 있을까.
MBC는 지난 9일 사건 발생 이후 보도자료를 내고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세월호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받은 것이다.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시청자께 심려를 끼치게됐다.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일단은 촉박한 시간으로 인해 후반 작업에서 편집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이 '실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방송화면을 편집한 PD와 영상을 제공한 담당직원 중 어느 쪽에서 '실수'가 발생했는지는 명확히 밝히지않았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제작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영상을 제공받을 때 '어떤 영상'인지를 확인하지않고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어디부터 어디까지 잘라서 달라'는 식으로 자료화면을 받겠다고 요청하고 프로그램 관계자들 역시 제공받은 화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식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방송사 별, 제작사 별' 차이가 존재하므로 '전참시'는 예외일 수 있다는 것이 설명이었다.
또 '굳이 4년 전' 화면을 사용했다는 점 또한 '실수'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바다가 등장하는 보도화면의 경우 당장 직전에 방송된 화면들로도 충분히 확보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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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이례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까지 결성했다며 대대적인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이를 통해 책임자를 색출하고 징계를 결정하겠다는 각오다. 최승호 사장은 "MBC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다. 또한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실제로 오세범 변호사를 진상조사 위원으로 위촉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위원회는 조능희 위원장(기획편성본부장), 고정주 위원(경영지원국 부국장), 전진수 위원(예능본부 부국장), 오동운 위원(홍보심의국 부장), 이종혁(편성국 부장) 등 사내 인사 5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의혹이 남지않도록 객관적 시각에서 조사하고 그 결과를 시청자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자에 대한 징계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에 따라 결정되지만, 최승호 사장이 직접 이에 대해 두 차례 사과문을 게재한 것으로 볼 때 가벼운 징계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방심위가 '긴급 심의'를 결정한 만큼 이번 사안에 대해 특별히 주목하고있는 바, 권고와 경고를 넘는 실질적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는 반응도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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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자는 '전참시' 논란 사태를 겪은 뒤 제작진에 녹화 불참을 통보했다. 이는 사실상 '보이콧'에 해당하는 단계.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컸던만큼 하차 등에 대해서도 생각이 오고갔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현재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전참시'를 살리고있는 이영자를 놓칠 수 없을 터. 설득과 사과 역시 이어지고있고 최승호 사장 역시 이영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등 폐지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폐지와 관계자 파면 등 '전참시'의 미래를 점치는 이들은 많지만, 아직 징계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일반적 의견이다. 이중에서도 '전참시'가 폐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생각. MBC의 '라이징 프로그램'이자 '무한도전'의 퇴장 이후 가장 큰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인 만큼 폐지가 쉬운 결정은 안 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편집자에 대한 파면 징계 등이 예상되며 사과방송 역시 예정된 수순이라는 의견이 있다.
일단은 '결방'이지만, 폐지로 이어갈 가능성도 없지는 않은 상황. 2주의 결방 기간 동안 '전참시'가 갈등을 봉합한 뒤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