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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잔혹한 범죄 현장, 노골적인 감정 과잉이 없는 이성적이면서도 큰 가슴에 울림을 주는 웰메이드 범죄 수사물이 탄생했다. 기존 범죄 수사물의 관습을 완전히 깬 스토리 라인과 형사, 그리고 싸이코패스 살인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암수살인'이 한국 범죄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특히 이번 작품은 형사(김윤석)과 살인범(주지훈) 사이의 치열한 심리 게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살인범의 자백과 수사, 이 과정에서 발견되는 증거들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극적 재미에 탄력을 붙인다. 오로지 피해자만 바라보며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사건 추적을 계속하는 극중 형사의 집념을 밀도있게 담아낸 영화는 과한 감정의 동요나 신파 없이도 인간적 울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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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김태균 감독은 "암수살인이라는 낯설고 생소한 단어에 마음이 열려서 여러분을 찾아 뵙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사건을 추적하는 한 형사의 열정 때문이었다. 사건 특성상 살인범의 진술에 의존해야하고 주변에서 무모하다 하지만 형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밝혀 내려한다. 단순히 증거 쪼가리에 있는 게 아니라 살인범에 희생 되기 전 누군가의 딸이었고 가족이었고 그런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파수꾼 같은 형사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암수살인이 사회의 무관심이 만든 비극이기도 하고 무책임한 사회처럼 느껴졌다. 이 영화를 통해 암수살인을 환기시키기도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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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은 역시 김윤석에 대해 "저 또한 마지막신에서 윤석 선배님께서 저의 과거를 밝혀서 읊어주는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감정이 올라왔다. 마지막에 형사로서 내뱉는 말은, 현장에서도 그랬지만 정말 잊을 수 없이 감동스러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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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기존의 형사와 전혀 다른 김형민 캐릭터에 대해 "이 형사는 기존에 보였던 세고 욕도 잘하고 힘도 센 영화 속 형사의 관습적 모습이 없다. 욕도 거의 쓰지 않고 회사원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며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의 예의를 지키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범인을 잡았다고 사건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피의자까지 찾아야 사건의 종결이 될 수 있다는 모습이 힘세고 강한 형사 보다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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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살인마의 외형 준비에 대해 "메이크업을 안했는데 다크써클 때문에 말라보인 것 같다. 오히려 살을 찌웠다. 그리고 머리가 짧은 건 대본에 써있었는데 삭발은 아니었다. 그런데 삭발을 제안하니 감독님도 그걸 원하셨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한편,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실화 영화다. 지난 2011년 개봉한 '봄, 눈'을 연출한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윤석, 주지훈, 문정희, 진선규, 허진 등이 출연한다. 10월 3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