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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감정과잉·잔혹성無" …'암수살인' 김윤석X주지훈, 관습 깬 웰메이드 수사물(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9-13 16:3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잔혹한 범죄 현장, 노골적인 감정 과잉이 없는 이성적이면서도 큰 가슴에 울림을 주는 웰메이드 범죄 수사물이 탄생했다. 기존 범죄 수사물의 관습을 완전히 깬 스토리 라인과 형사, 그리고 싸이코패스 살인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암수살인'이 한국 범죄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는 영화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필름295·블러썸픽쳐스 제작)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윤석, 주지훈, 김태균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부산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암수살인'은 암수범죄 이야기를 다음 지난 2012년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에피소드를 우연히 본 김태균 감독이 방송 다음 날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가 5년간 실제 주인공인 형사를 만나 인터뷰와 취재하고 완성한 작품. 김태균 감독의 치열하면서도 꼼꼼한 취재와 실제 사건 현장이었던 부산 100% 올로케로 완성된 작품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리얼리티가 살아있으며 숨쉬는 듯한 사실감은 극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린다.

특히 이번 작품은 형사(김윤석)과 살인범(주지훈) 사이의 치열한 심리 게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살인범의 자백과 수사, 이 과정에서 발견되는 증거들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극적 재미에 탄력을 붙인다. 오로지 피해자만 바라보며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사건 추적을 계속하는 극중 형사의 집념을 밀도있게 담아낸 영화는 과한 감정의 동요나 신파 없이도 인간적 울림을 선사한다.
배우 주지훈과 김윤석이 13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암수살인'의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 이다.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 역의 주지훈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 역의 김윤석이 연기대결을 펼친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9.13/
여기에 뚝심과 인간미로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형사 캐릭터를 단연 돋보이게 연기한 '연기 귀신' 김윤석과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을 끄집으며 심리 게임을 던지는 싸이코패스 살인마 주지훈의 극강의 시너지는 단 한순간도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가장 먼저 김태균 감독은 "암수살인이라는 낯설고 생소한 단어에 마음이 열려서 여러분을 찾아 뵙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사건을 추적하는 한 형사의 열정 때문이었다. 사건 특성상 살인범의 진술에 의존해야하고 주변에서 무모하다 하지만 형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밝혀 내려한다. 단순히 증거 쪼가리에 있는 게 아니라 살인범에 희생 되기 전 누군가의 딸이었고 가족이었고 그런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파수꾼 같은 형사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암수살인이 사회의 무관심이 만든 비극이기도 하고 무책임한 사회처럼 느껴졌다. 이 영화를 통해 암수살인을 환기시키기도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범죄물을 만든 거기 때문에 정중하게 접근하려고 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차별점은 암수살인이라는 특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범인을 좇고 물리적 에너지에 집중하는 다른 수사물과 달리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알아야만 범죄가 증명되는 역 수사 방식을 보여준다. 그래서 피해자에 초점을 맞추고 증거 쪼가리나 도구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장르적 결이 다른 작품으로 만들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태균 감독이 13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암수살인'의 언론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 이다.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 역의 주지훈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 역의 김윤석이 연기대결을 펼친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9.13/
김윤석은 함께 호흡을 맞춘 주지훈에 대해 "마지막 사건을 이야기 할 때 주지훈 씨의 표정을 보면 무시무시한 살인마이지만 아픔이 느껴졌다. 그때 되게 순진한 표정의 주지훈의 얼굴이 나온다. 무시무시한 살인마의 모습을 보면서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일 때 섬뜩하기도 하면서 천사와 악마의 모습, 순식간에 떨어지는 모습의 콘트라스트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주지훈은 역시 김윤석에 대해 "저 또한 마지막신에서 윤석 선배님께서 저의 과거를 밝혀서 읊어주는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감정이 올라왔다. 마지막에 형사로서 내뱉는 말은, 현장에서도 그랬지만 정말 잊을 수 없이 감동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윤석이 13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암수살인'의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 이다.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 역의 주지훈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 역의 김윤석이 연기대결을 펼친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9.13/
'추격자'에 이어 또 다시 살인범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을 연기한 김윤석은 "'추격자'에서 지영민과 범인과의 싸움을 UFC라고 하면 주지훈 씨와 했던 격투는 테니스 같다. 접견실에서 강력한 서브를 넣으면 막아내고 그런 것 같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형사물이 우리가 쉽게 접하는 장르고 영화로 만들기 쉽고 좋은 소재다. 시원한 오락물로서 정의가 이기는 영화로 만들기 쉬운데 이 영화를 만들면서도 그렇게 가지 않아도 훌륭한 영화가 나올거라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이 영화속 형사의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정말 이런 형사가 정말 주변에 많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사람의 진정과 끈기, 느리더라도 진실을 향해 나아가려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기존의 형사와 전혀 다른 김형민 캐릭터에 대해 "이 형사는 기존에 보였던 세고 욕도 잘하고 힘도 센 영화 속 형사의 관습적 모습이 없다. 욕도 거의 쓰지 않고 회사원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며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의 예의를 지키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범인을 잡았다고 사건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피의자까지 찾아야 사건의 종결이 될 수 있다는 모습이 힘세고 강한 형사 보다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주지훈이 13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암수살인'의 언론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 이다.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 역의 주지훈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 역의 김윤석이 연기대결을 펼친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9.13/
또한 주지훈은 김윤석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윤석 선배님이 너무 선배님이기도 하고 나이에 작은 차이가 있어서 긴장도 했다. 그리고 리스펙트가 커서 두렵기도 했다. 그런데 현장가서 직접 겪어 봤더니 굉장히 카스테라 같은 사람이더라. 소프트 하시고 달달하다. 경상도 출신이시니까 사투리 디테일을 과감없이 조언해주셨다. 선배님을 믿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막 던져 본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살인마의 외형 준비에 대해 "메이크업을 안했는데 다크써클 때문에 말라보인 것 같다. 오히려 살을 찌웠다. 그리고 머리가 짧은 건 대본에 써있었는데 삭발은 아니었다. 그런데 삭발을 제안하니 감독님도 그걸 원하셨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한편,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실화 영화다. 지난 2011년 개봉한 '봄, 눈'을 연출한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윤석, 주지훈, 문정희, 진선규, 허진 등이 출연한다. 10월 3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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