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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연기"..'동지' 엄앵란이 지키는 故신성일 가는 길(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11-05 16:01


배우 신성일이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돼 있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6일, 장지는 경북 영천의 선영이다./2018.11.4/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국 영화 시대의 아이콘'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 신성일이 폐암투병 끝에 4일 새벽 별세했다. 신성일의 빈소에는 이틀째 그를 그리워하는 영화계 동료와 선후배, 그리고 각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입관식을 마친 고인의 빈소에는 전날보다 한산해졌지만, 아내인 엄앵란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엄앵란과 아들인 강석현, 딸 강경아, 수화씨 등 가족들은 5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신성일의 입관식을 치렀다. 고인이 독실한 불교 신자라는 이유로 입관식은 불교식으로 진행됐다. 임관식 후 엄앵란은 오전 11시 40분께 다시 취재진 앞에 서 "그냥 인생은 연기다. 스님께 법문을 들었는데 그 말이 꼭 맞다. 연기로 왔다가 연기로 떠서 돌아다니다가 나하고도 다시 연기로 만날 것"이라며 "그래서 둘이 좋은 데 다 보고 말하고 그럴 거다"고 말했다.


배우 신성일이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돼 있다. 부인 엄앵란이 빈소를 지키고 있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6일, 장지는 경북 영천의 선영이다./2018.11.4/사진공동취재단
이어 엄앵란은 "사람은 숨이 끊어지면 목석과 같다. 잘났다고 하지만 눈 딱 감으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기서는 인연을 맺어서 내 새끼, 내 식구 야단법석을 치지만 저세상에서는 내 식구 찾는 법이 없다. 다 똑같은 것"이라며 "우리는 걱정이 너무 많다. 그게 욕심이다. 가만히 생각하니 욕심의 노예가 돼서 사는 것 같다. 오늘부터 욕심 없이 살겠다"고 밝혔다.


배우 신성일이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돼 있다. 배우 최불암이 조문하고 있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6일, 장지는 경북 영천의 선영이다./2018.11.4/사진공동취재단

고인의 오랜 경력과 업적을 기리는 조문객들은 이틀째 줄이어 빈소를 방문하고 있다. 전날에는 최불암을 시작으로 안성기, 이순재, 신영균, 문희, 이창동 감독, 그리고 조인성 등 영화계 인사들과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이해룡 영화인 원로회 이사장 ,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이튿날인 5일에도 조문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최고령 방송인 송해와 배우 양택조, 김형일, 김창숙 등을 포함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국내 최고령 방송인인 송해는 오전 10시 20분께 빈소를 찾아 "우리나라서 영화 하면 제약도 많고 삭제도 많이 당하고 검열도 많이 하는데 거기선 그런 거 없다. 뜻대로 제작해서 우리 세상에 많이 보내달라. 거기서도 영화로 오가고 활동 많이 하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배우 김창숙도 고인을 추억하며 "한 시대를 풍무하고 스타로서 잘 사신 분"이라고 했다. 이어 "처음 같이 작품에 출연할 때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그분과 같이 영화를 했다는 것에 항상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지금까지 저렇게 오랫동안 스타성이 있었던 분은 없었다. 후배들을 굉장히 잘 챙겨줬고, 특히 러브신이 있으면 부끄러워 하는 여배우를 굉장히 잘 감싸주시고 배려를 많이 해줬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배우 양택조는 "인생 자체가 영화다. 성일이형, 건방지게 먼저 가네. 나도 여든이니 뒤쫓아 가겠소"라고 했고, 방송인 정은아도 "자상하고 멋지신 분"이라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신인 후배도 존중하고 진지하게 만남을 가져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엄앵란 선생님과의 삶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해볼 기회를 주셨다"고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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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정계에 몸담을 당시 한나라당 총재를 역임했던 이회창 전 총재는 "한나라당에서 같이 고생했다. 고인과 엄앵란 여서 두 분의 은혜를 잊지 못한다. 고인을 보면 '천의무봉'이란 말이 생각난다. 꾸밈이 없고 거리낌이 없고 거짓이 없었다. 회복하는 줄 알았는데 마음이 아프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고인을 추억하고 애도하는 동료, 선후배 배우들, 그리고 각게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밤 동안 조인성과 박상원 등 배우들이 빈소를 찾았고, 다수 배우들과 감독들이 근조화환을 보냈다. 박찬욱 감독과 강우석 감독, 강제규 감독, 그리고 송강호, 김혜수, 박중훈, 송혜교 등 영화인들이 보낸 근조화환들이 자리를 지켰다. 팬들도 고인의 마지막을 위해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작품을 봤다는 팬들은 조용히 추모하며 지켜?R다..


고인은 4일 오전 2시 30분께 전남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1세. 지난해 6월 페암 3기 판정을 받은 이후 전남의 한 의료기관에서 항암치료를 받아왔던 신성일은 지난달 4일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등장해 건강을 되찾은 듯한 모습을 보여줘 영화팬들의 박수를 받았으나, 결국 한 달 만인 4일 오전 2시 30분께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인 엄앵란과 아들 강석현(51)씨, 딸 강경아(53)씨, 강수화(48)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6일 오전 10시에 진행하며, 오전 11시 서울추모공원으로 고인을 옮겨 화장한다. 장지는 경북 영천 선영이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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