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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를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야 했던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젊은 가정부 클레오(얄리차 아파라시오)의 삶을 통해 멕시코의 정치적 격랑 속 사회적인 억압과 가정내 불화를 그린 휴먼 영화 '로마'(알폰소 쿠아론 감독). 21일 오후 서울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로마'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로마'의 연출을 맡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참석했다.
이러한 '로마'는 제7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에너가 카메리마쥬 동개구리상, 뉴욕 비평가 협회상 감독상 등을 받았으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각본상 3개 부문의 후보에, 크리틱스 초이스 영화상에서는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연인 유수의 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는 물론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기자회견을 한다는 게 어색하지만 현대적인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해 "이 작품을 하면서 나를 캐릭터로 잡아 연출할 계획은 없었다. 다만 클레오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한 가정이 안고 있는 상처, 혹은 멕시코가 안았던 상처, 그리고 전 인류가 안은 상처를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래비티'와 비교에 대해 "'그래비티'와 다른 영화다. '그래비티'는 굉장히 객관적인 관점을 다룬 작품이다. 물론 주관적인 관점을 일부 보여주긴 했지만 대부분 객관적인 관점이고 '로마'는 그에 비해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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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칸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일각의 영화계에서는 넷플릭스 플랫폼을 극장 시장 질서를 무너지게 만든다며 반발하는 중. 실제로 지난해 열린 제70회 칸영화제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제작된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경쟁부문에 초청돼 많은 논란을 일으켰고 이후 칸영화제는 올해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출품을 받지 않겠다'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플랫폼의 발전을 받아들이지 않는 영화제는 더이상 지속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극장과 넷플릭스 모두 공존할 길을 찾아야할 것 같다. 앞으로 좀 더 진화된 극장 문화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있다. 한국 시장은 잘 모르겠지만 다른 해외 시장은 극장 선택이 좁아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플랫폼이 다양해지며 체험할 수 있다. 예전에는 극장에서 할리우드 영화부터 아시아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요즘 극장은 그렇지 않다. 그런 아쉬움을 넷플릭스같은 플랫폼을 통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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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로마'는 얄리차 아파리시오, 마리나 드 타비라, 낸시 가르시아 가르시아, 마르코 그라프, 다니엘라 데메사, 디에고 코르티나 아우트리, 카를로스 페랄타 등이 가세했고 '그래비티' '칠드런 오브 맨' '사랑해, 파리'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위대한 유산' '소공녀'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12일 극장에서 개봉했고 지난 14일부터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