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수 양희은이 자신의 DJ 인생 20년을 담담하게 회고했다.
양희은은 1999년 6월 7일 처음 '여성시대' 마이크를 잡은 이래 DJ 20주년을 맞이했다. 양희은의 목소리로 전해진 편지만 무려 5만 8000여통, 총 방송시간은 1만 4600여시간에 달한다. 함께 한 DJ만도 김승현, 전유성, 송승환, 강석우, 서경석까지 5명에 달한다.
양희은은 "20주년을 달성한 비결은 없다. 얘기할 곳이 없어 털어놓는, 가슴으로 쓰는 청취자들의 편지에 담긴 힘 덕분"이라며 "그 마음을 정확히 전달하려고 애썼다"고 강조했다.
'양희은의 5번째 남자'인 서경석은 "양희은 누님의 남자라면, 50번째 남자여도 감사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박금선 작가도 "여성시대는 마음 속 깊은 곳에 담긴 이야기를 털어놓는 곳이라 오래 계속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
양희은은 방송 초창기를 떠올리며 "전유성 선배님이 '이른 아침부터 폭력 남편 이런 사연 해야되냐'고 하실 때도 있었다. '해야돼요! 이런 편지 안올 때까지!'라고 답했다"며 달라진 시대를 돌아보기도 했다. 또 "지금도 항상 적군을 살핀다. 출근길엔 김영철, 퇴근길엔 컬투를 듣는다"고 말해 프로정신을 과시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서경석은 "라디오는 더 따뜻하고 다정한 매체"라고 강조했다. 양희은은 "TV는 시선에 많은 것을 빼앗긴다. 라디오는 더 진실을 읽기 쉬운, 진솔한 매체"라며 "가수보다 라디오 진행을 더 열심히 했다"는 말로 DJ로서의 자긍심도 드러냈다.
박금선 작가는 '여성시대'라는 프로그램명에 대해 "여성, 남성 구분하고 싶진 않다"면서 "약자이고 소수자라면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희은은 "여성이란 이름을 내건다는 건 그만큼 치우치고, 모자라고, 메꿀 곳이 많고, 아픔이 많다는 것"이라며 "여성 남성 없이, '사람'의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양희은은 "전 MBC 라디오와 계약도 안했다. 자유로운 사람이다. '여성시대'를 내가 힘으로 알고, 휘두르려고 하고, 편지의 사연에 충고를 하거나 가르치려고 들 때가 바로 그만둬야할 때"라며 "언제든 마이크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 마지막 방송을 하는 날이 오더라도, 특별한 의미 두지 않겠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라디오 20주년을 맞이해 '골든마우스' 수상을 하게 된 소감에 대해서도 "아무렇지도 않다. 내가 서른 여덟 쯤도 아니고"라며 "그만큼 여성시대를 사랑했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양희은이 20년째 진행해온 라디오 '양희은 서경석의 여성시대'는 MBC 표준FM에서 매일 오전 9시 5분부터 11시까지 방송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