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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동백꽃 필 무렵'의 연출자 차영훈 PD가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차영훈 PD는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대본연습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동백꽃 필 무렵'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차영훈 PD는 성공요인을 묻는 질문에 "하나 꼽자면 책이 좋았고 대본이 재미있었다.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속으로는 호화 캐스팅이라고 생각했었다"며 "제작발표회 드린 말씀이 지상파 위기와 관련해 기자님이 질문을 주셨는데, 저는 사실 드라마라는 것이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뭔가 포맷을 진화하고 그런 노력들도 당연히 필요한 지점이지만, 오히려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작품이 드라마의 본형에 가까워질수록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아닌가 생각해봤다. 더 공감을 일으키고 감동을 주고 더 재미있고, 이런 얘기를 했을 때 시청자 분들이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모바일이든 어떤 매체로라도 즐길 수 있는 것 아닐까. 드라마의 본질에 가까울수록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지상파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영훈 PD는 '백희가 돌아왔다' 후 임상춘 작가와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임상춘 작가가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차 PD는 "드라마가 던지고픈 메시지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우리 주변에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의 의지가 모여서 기적이 이뤄지고 나쁜놈 한 놈은 착한 놈이 쪽수로는 이길 수밖에 없다는 것과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옹산은 굉장히 따뜻한척 하지만 배타적인 공동체다. 그 배타적 공동체의 사람들이 사실은 동백이나 누군가에게는 되게 질곡으로 다가왔다. 그런 모습들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우리 모두가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살아가니까. 안타깝게도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우리 안에서 비롯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우리가 조금 더 성장하고 선의를 가지며 우리가 이걸 극복할 수 있는 팀을 끌어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결국에는 잘못도 내 안에 있지만, 이걸 이겨낼 힘도 내 안에서 찾아야 하고, 우리 모두에게는 그런 단초가 있고, 모두 그걸 가지고 있다. 그걸 노력하고 나누고 공감하고 그런다면 의지들이 발견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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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도 훌륭했지만, 연출도 흥행의 중요한 요소였다. '백희가 돌아왔다' 후 두 번이나 호흡을 맞췄던 차 PD는 "시작이 정확히 뭐였는지 생각나지는 않지만, 개인적 유대관계가 작가님과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다. '쌈마이웨이'를 끝내고 다음을 구상하고 있었고, 저도 '너도 인간이니'를 끝내고 '뭘 해야 할지' 고민을 했었다. 그러면서 우연찮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시작이 됐다. 시놉 첫 줄의 '편견에 갇힌 한 사람의 성장담'이라는 이야기가 시작이 됐다. 그런 얘기를 해보자고 했고, 말보다는 글로 보여주는 스타일이라 '글로 보여드릴게요'해서 글로 봤다. 기가 막힐 정도로 좋아서 '이렇게 가자'고 했다. 시청자 분들이 진심으로 사랑해주신 것 같아서 연출과 작가가 세상 더 행복할 일이 있겠나. 너무 기쁘고 감사하게도 받아들이고 있다. 아마 임작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이 작품을 통해서 눈물둑이 무너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꾸 통화를 하면서 서로 우는 경우가 많다. 떠나보내기도 아쉽고 그런 거다. 1년 이상 '동백꽃 월드'에서 살다 보니, 이게 끝나는 것이 헛헛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많은 위로를 받은 지점은 그 지점이다. '엄마에게 전화하는 드라마'라는 헤드라인으로 나온 기사였다. '정말 따뜻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하면서 '엄마에게 전화하고 싶어지고 첫사랑을 떠올리고, 자는 아이들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보기 전보다 후에 더 촉촉해지는 드라마를 해보자고 했는데, 드라마에 대한 실시간 댓글이나 그런 것에서 정말 그런 댓글들이 있더라. '요새 우울하고 육아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오려했는데 이 드라마로 버티고 있다'는 사연들이 굉장히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임작가님도 같은 얘기를 많이 하셨을 것 같다"고 밝혔다.
차영훈 PD는 MT에서 오열하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됐던 바 있다. 차 PD는 "왜 울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 술이 반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냥 동백이의 등을 보는데 너무 속상하더라. '저렇게 이제 가나' 싶기도 했고, 떠나는 것 같기도 하고, 장하기도 했다. 그 동영상이 찍힌 상황은 화평에 MT를 가서 마지막회를 함께 봤었다. 마지막회의 마지막 장면이 진짜 동백이와 용식이를 응원합니다를 보고 나서 스태프 막내들이 케이크를 가져와서 동백이한테 선물했는데 저도 해주는 줄 알고 껴서 울었는데, 동백이의 삶이 너무 장해서 울었다. 그 어려운 과정들을 겪고 이겨내서 50대 중반이 되고 아들이 메이저리거가 되고 사랑했던 사람이 있고, 둘 사이에 딸을 낳았는데 그 딸의 이름이 고운이었을 때 너무 장해서 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종회에서 '까불이'는 자신이 짜장면 배달부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 장면이 시즌2를 예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평이 있지만, 차 PD는 "짜장면 배달부를 까불이가 죽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그 메시지를 위해서였다. '한 명 죽인 놈은 또 죽일 수 있어 나같은 놈이 또 있는 거야' 찝찝한 여운을 줬을 때 '까불어봐' 하는 설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시즌2보다는 더 좋은 작품으로 뵙고 싶은 욕심이 있기도 하다.잠깐 휴식을 가지고 '메밀꽃 필 무렵'의 '깔끔이'를 죽이러 나올 수도 있는데 시즌2에 대한 계획이 따로 있지는 않다. 임상춘 작가와 또 하고 싶지만 또 해주겠냐"며 "좋은 관계였고 행복한 경험이었고 임 작가님도 저와의 경험이 행복했을 거라고 본다. 같이 할지 안 할지, 다음에 할지 등 가능성은 열렸다고 본다. 임작가님도 저도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해 기대를 더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28일 오후 10시 스페셜방송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종영한다. 후속작으로는 조여정 주연의 '99억의 여자'가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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