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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청춘의 아이콘에서 한국영화를 이끄는 충무로 대표 배우가 되기까지. 배우 정우성(46)이 25년간 묵묵히 갈고 닦아온 노력과 연기가 청룡 무대에서 마침내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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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수상의 흥분이 가시기 전 다시 만난 정우성은 번번이 청룡에서 상을 놓치면서 섭섭한 마음이 들었던 적도 있다고 솔직히 토로했다. "사실 인기상으로는 청룡과 인연이 많았다. 물론 인기상으로도 감사한 마음뿐이었는데, 계속 노미네이트가 된 후 호명이 되지 않는 일이 반복되니까 섭섭한 마음도 든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청룡은 제게 '애증의 상'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그 마음도 변하게 되더라. 모든 배우가 상을 바라고 연기를 하는 게 아니니까. 더 나이가 들어서 은퇴하기 전에 딱 한번 받을 수 있게 된다며 그것도 굉장히 멋진 일이겠다 싶더라. 한 번의 수상이 바로 은퇴 전이라면 좋겠다라는 아주 여유있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이번에 '증인'에 양순호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어찌보면 제 생각보다 더 빨리 주연상을 받게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 수많은 상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던 정우성. 그럼에도 첫 수상을 안긴 청룡영화상의 트로피가 더 남다르게 다가온 이유는 청룡이 가진 의미와 권위 때문이었다. "청룡은 온전히 영화만을 다루는 상이니까 모든 영화인들이 청룡에 대한 생각을 남다르게 가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열었다. "어떤 분들은 제가 상을 늦게 받았다는 말을 해주시는데, 어떻게 보면 생각 보다 더 빨리 받게 된 느낌이다. 만약 제가 20, 30대에 이 상을 받게 된다면 상의 무게를 버티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갔을 것 같다. 마음을 비워낸 이 시점에서 상을 받게 되니 오히려 빨리 받게 된 느낌이다. 이상의 무게를 오로지 무거운 무게로만 느껴지기 보다는 깃털 같은 느낌으로 나를 따뜻하게 지켜주는 느낌이다. 너무 무겁지 않게 너무 오만하지 않게 연기로서 상의 의미를 운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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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우라는 건 시대의 얼굴이다.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나왔을 때 큰 키와 예쁘장한 외모 덕에 신선한 영화배우가 나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모 덕분에 스타성을 빨리 입증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다루는 주인공의 모습, 표정과는 이질적인 대상이었다. 영화라는 게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고 영화 속 인물이 내 옆에 살고 있는 누군가를 보는 듯한 친근함도 필요하다. 그런데 관객에게 정우성은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동질감 보다는 영화 속의 영화적 인물이라는 거리감이 있었던 것 같다. 정우성 또한 이 사회 안에 포함된 누군가 이며, 내가 이 작품 안에서 표현하려는 것 역시 다른 배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긴 시간을 두고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보여주려 했다. 정우성이라는 사람의 껍데기 안에 있는 인간성을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제가 농담처럼 '버티다 보니 (상을) 받았네'라고 하는데, 말그대로 오랜 기간 꾸준히 버티고 보여드리려 하다 보니 거리감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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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물로 상을 받았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의미부여가 커질 수 있지만 상으로 인해서 순호라는 인물이 이전보다 더 특별해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이 인물을 연기하면서 이 인물로 인해서 극중 지우(김향기)라는 소녀를 만나면서 순호와 함께 정우성 또한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던 건 분명하다. 지금까지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굉장히 치열하지 않았나. 양순호라는 인물은 일상의 치열함 속에서 살아가면서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고 있었던 사람이다. 그런 양순호의 고담함이 배우 정우성의 고단함과 일맥상통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우라는 존재가 순호에게 다른 감성과 에너지를 전해줬던 것처럼 나 역시 촬영장에서 다른 영화 다른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 같았다. 더욱이 지우를 연기한 배우의 이름 김향기였듯 따뜻하고 신선한 향기를 맡는 기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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