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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이 한국 영화 101년 만에 아카데미(오스카) 장벽을 허물었다.
'기생충'은 13일(현지시각) 아카데미 공식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발표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에서 작품상(곽신애·봉준호), 감독상, 각본상(봉준호·한진원), 편집상(양진모), 미술상(이하준·조원우), 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 등 무려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남우조연상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송강호와 주제가상 예비 후보 15곡에 뽑혔던 최우식의 '소주 한 잔'은 아쉽게 최종 후보에는 지명되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그해 5월 개봉해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인정받은 '기생충'은 이후 10월 북미에서 개봉하며 본격적인 '오스카 레이스'를 펼쳐왔다. 전 세계 유수의 비평가협회와 영화제 초청 및 수상 릴레이를 이어가던 '기생충'은 지난 6일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 영화 최초 외국어영화상, 각본상, 감독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기생충'은 최종적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운 것. 그리고 '기생충'은 마침내 수상 릴레이의 종착지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또 다시 최초의 역사를 만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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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국인, 한국 영화인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이름을 올린 사례는 2005년 열린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박세종 감독의 단편애니메이션 '축!생일'(단편애니메이션 부문), 2013년 열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민규 감독의 단편애니메이션 '아담과 개'(단편애니메이션 부문), 2016년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유스'(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조수미(주제가상 부문)까지 단 3차례가 전부였다. 올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 부문에 후보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주요 부문 노미네이트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또한 세월호를 소재로한 한국의 단편 영화 '부재의 기억'(이승준 감독) 역시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후보로 올라 눈길을 끌었다.
'기생충' 북미 개봉과 동시에 '오스카 레이스'를 펼쳐온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년 동안 한국 영화는 전 세게 영향력을 행사했음에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라는 미국 매체의 질문에 대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별 일은 아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국제적인 영화제가 아닌 로컬 시상식이다"라는 사이다 대답으로 전 세계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의 말처럼 백인들의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로컬 시상식'에 한국 자본, 한국 연출진, 한국 배우, 그리고 한국어로 구성된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진 봉준호 감독. 그야말로 파란을 일으킨 '#봉하이브(hive·벌집)' 신드롬이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까지 씹어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이 후보에 오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옛 코닥극장)에서 열린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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