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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오! 삼광빌라!' 전성우 "황나로? 예측불가"..제대로 배운 안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03-08 08:38


사진=높은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2007년 뮤지컬로 데뷔했지만, 안방에서는 이제야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육룡이 나르샤'를 시작으로 '열혈사제'와 '검사내전', 그리고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윤경아 극본, 홍석구 연출)에 이르기까지 전성우는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자랑하는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7일 최종회를 방송한 '오! 삼광빌라!'는 다양한 사연을 안고 삼광빌라에 모여들었으나, 이곳 터줏대감 순정의 '집밥' 냄새에 눌러 앉게 된 사람들이 서로에게 정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 왁자지껄 신개념 가족 드라마로, 전성우는 극중 거짓말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천생 사기꾼이자 인생역전을 노리는 야망남 황나로를 맡았다.

'오! 삼광빌라!'로 주말드라마이자 가족극에는 처음 도전한 전성우는 극을 통해 매체연기의 참맛을 볼 수 있었다고. 전성우는 "사실 초반에는 인물이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측을 못했다. 트리트먼트에 적힌 캐릭터에 대한 정보만 가지고 가는 거라, 흥미롭고 재밌을 거 같다는 설렘이 있었다. 할머니, 외할머니 두 분이 평소에 제가 주말드라마에 나오는 걸 꼭 보고 싶다고 하셔서 좋은 기회가 온다면 한번 출연을 해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좋은 제안을 주셔서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껏 보이지 않았던 저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황나로는 그동안 전성우가 만나보지 못했던 캐릭터임이 분명했다. 예측이 불가능했던 황나로의 모습을 이해하기 힘들기도 했다고. 항상 연기로써 새로운 변신을 꿈꾸고 있다는 그는 '오! 삼광빌라!' 속 황나로의 심리를 전부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했다. 전성우는 "황나로라는 인물에 대해 처음 시놉과 달라진 부분들이 있었고 그때그때 주어진 대본을 보면서 이 인물에 대해 저 또한 궁금했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배우가 인물을 연기하면서 그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는 것과 그 인물에 대해 동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제게 주어진 장면에서 나오는 감정들은 100%로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그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 봤다"고 했다.


사진=높은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전성우는 끝까지 황나로를 끌어안았다. 그는 "나로의 행동들이 이해가 안 되는 게 많았다. 친구였다면 '에라이, 이놈아'했을 거다. 자신의 행동에 후회가 생겼다면, 그 후회에 맞는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똑같은 짓을 하거나 더 안 좋은 짓을 하더라. 그런 모습에 저도 실망을 하며 이 친구를 어떻게 이해해주고 연기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나로의 나쁜 행동을 공감시키거나 미화시켜서도 안 되고. 하지만 연기자는 연기를 해야 하니 나로의 행동에 '왜?'라는 물음을 계속 달며 인물에 접근했다. 그렇게 찾은 저의 해답은 어쩌면 이 인물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며 길을 인도해주거나, 잠시라도 동행해 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을 수 있겠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거짓말로 얻어내는 것 외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상대의 마음에 진심으로 다가가는 방법도 모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짓으로 자신을 꾸미고 있는 황나로와 이 인물이 원하는 진짜 혹은 진심이 새어 나오는 순간을 구분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인물을 표현하면서도 참고가 되고 힘이 됐던 것은 선배 연기자들의 열정이었다. 전성우는 "이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은 선배님들이 아직도 자기 관리를 하시는 모습이었다. '저 정도 하셨으면, 이제는 눈 감고도 하시겠구나' 생각했는데, 그 경험의 노련함에도 여전히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을 보며 이렇게 오래 이 일을 하시는 선배님들은 다 이유가 있으시구나 새삼 느꼈고, 저도 항상 그 자세를 잃지 말고, 잊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제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항상 되새기고 있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높은엔터테인먼트 제공
전인화는 그중 가장 의지가 된 선배였다. 전성우는 "선배님과의 시간은 너무 행복했다. 자상하시고 잘 챙겨주신다. 슛 들어가기 전에 선배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때가 있었는데 선배님이 '나는 나로 좋은데'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나로가 너무 짠하고 마음이 간다고. 그런 마음으로 항상 저를 대해주시고 바라봐주시는데 어떻게 감정이 안 올 수 있겠냐"며 "연기를 하는 거지만 항상 진심으로 만나다 보니 진짜 어머니 같고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진기주, 한보름과는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기도. 전성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춰봤는데,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배우들이라 정말 즐겁게 호흡을 맞춘 것 같다. 다른 느낌을 가진 두 배우와 항상 새로운 느낌을 받으며 연기했고 즐겁게 촬영했다. 다른 작품에서 다른 인물로 다시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사진=높은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오! 삼광빌라!'에서 전성우가 연기한 황나로는 '진짜 사랑'을 좀처럼 만들어내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전성우는 '로맨스 호흡을 원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제대로 된 로맨스를 해보고 싶기는 하다. 공연 쪽에서는 캐릭터가 강한 것들을 주로 했다. 그러다 보니 소소하고 익숙한 일상을 공유하는 '찐사랑 로맨스'도 제대로 한 번 해보고 싶고, 누군가를 정말 목숨까지 바쳐가며 좋아하는 격정 멜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대로 보여드리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오! 삼광빌라!'로 가족극을 제대로 경험한 전성우는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전성우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너무 많다. 아직 제가 보여드리지 못한 캐릭터와 하고 싶은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기회가 닿는다면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저라는 사람의 이미지를 정형화 시키고 싶지 않다. 안전한 길보다는 항상 다른 새로운 캐릭터로 보여드리고 싶은 갈망이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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