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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전도연 레전드 증명..'인간실격' 깊이 달랐던 휴먼 멜로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09-05 09:19 | 최종수정 2021-09-05 09:19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전도연이 '인간실격'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물들였다.

4일 첫 방송된 JTBC 새 토일드라마 '인간실격'(김지혜 극본, 허진호 박홍수 연출)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리지만, 따뜻하게 스며드는 공감과 위로를 전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에서 부정(전도연)과 강재(류준열)는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보통의 하루를 '살아내고' 있었다. 부정은 출판사를 그만둔 사실을 숨긴 채 남의 집에 가사도우미로 출근했고, 강재는 다양한 얼굴의 가면을 쓰고 역할 대행 서비스에 전념 중이었다. 그런 두 사람에게 뜻하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강재는 절친 딱이(유수빈)가 울음소리와 함께 전한 소식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잠적했던 정우(나현우)가 이름 모를 여자와 함께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 것. "나는 결혼 대행을 열 번 하면 했지, 장례 대행은 절대 안 하는 주의"라면서도, 가족도 없이 외롭게 사는 정우가 마음에 걸린 강재는 딱이와 함께 그의 장례를 치러주기로 했다.

한편 부정은 경찰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 남편 정수(박병은)와 시어머니 민자(신신애)까지 이 사실을 알게 돼 집안 이 발칵 뒤집혔다. '악플'로 고소를 당했다는 내막에 정수의 추궁이 이어지자 부장은 "사람이 마흔이 넘으면 어떻게 해도 용서가 안 되는 그런 사람 하나쯤 생긴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 부정은 아버지 창숙(박인환)에게로 향했다. 아버지는 세상 가장 크고 따뜻한, 부정의 유일한 기댈 곳이었다. 그래서 더욱 자신의 속내를 감출 수밖에 없던 부정은 "자식은 부모보다 잘 살아야 맞는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 한 마디에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부정은 흐느꼈다. 눈물을 멈출 줄 모르는 부정의 어깨 위로는 낯선 강재의 손길이 닿았다. 정류장에서부터 눈물을 흘리던 부정을 지켜봤던 강재는 무심히 손수건을 건넸고, 이게 두 사람의 인연 시작점이 됐다. 강재는 "그 손수건, 좀 비싼 거라. 다 쓰고 버리지 말고, 세탁해서 쓰시라"고 말하며 강재가 일어서는 찰나 부정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소매를 붙잡았고, 놀란 듯 보는 강재와 위태롭게 흔들리는 부정의 운명 같은 만남이 시작됐다.

'인간실격'은 전도연과 류준열이 약 5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전도연은 '굿와이프' 이후 오랜만에 안방에 돌아와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렀다. 전도연은 '인간실격'에서 아무것도 되지 못한 것을 깨달은 부정의 공허와 상실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역시 전도연'이라는 호평을 불렀고, 순식간에 시청자들을 부정의 서사와 극에 몰입하게 만들며 공감도를 높였다. 극중 아버지 창숙의 품에 안겨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아무것도 못됐어"라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부정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깊게 파고들었다. 서사가 전부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물일곱 청년 강재를 연기하는 류준열도 앞으로 보여줄 사연에 관심을 더했다. 인생의 목표도 방향도 달랐지만, 내리막과 오르막의 중턱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부정과 강재의 닮은 모습들이 짙은 여운을 남겼다.

공감과 위로를 전해온 '인간실격'은 감성의 온도를 높인 섬세한 연출과 깊이 있는 이야기들로 인해 휴먼 멜로의 시작을 알렸다. 1회 시청률을 4.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출발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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