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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1400억의 사나이' 추신수가 남다른 재력을 과시했다.
18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한국 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 추신수 선수가 출연했다.
추신수는 '성적 부진 할 때마다 전현무 닮았다는 얘기 듣지 않냐'는 말에 "많이 듣는다. 2015년도에 타율이 1할도 안 됐다. 메이저리거 중 최악의 성적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팬분들 댓글을 봤더니 '전현무가 야구하고 있다'더라"면서 "그때 2할 7푼5리로 끝냈다. 지구 우승했다. 사이클링 히트도 달성했다"며 힘든 상황 속 이뤄낸 우승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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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몸에 맞는 공)을 많이 맞아서 공을 부르는 사나이 '마그넷 추'라고 불렸다고. 추신수는 "다들 '그냥 번 돈이 아니다'고 한다"면서 "사구 맞아서 두 번 수술을 했다. 저는 맞으면 바로 출루하는데 주춤하면 큰 부상인 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6년 사구에 맞아서 팔이 부러졌다. 맞는 순간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두 동강이 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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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마이너리스 때 월급은 100만원이었다"면서 "아파트에 여러 가족이 함께 사는 건 일상이고 화장실이 있는 방을 쓰면 금액이 추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이너리그는 모텔에서 잔다. 메이저리그는 5성급 호텔에서 숙박을 한다"면서 "메이저리그는 홈구장에 요리사가 3~4명이 있다. 마이너리그 때는 20달러로 세 끼를 해결했다. 정확히 계산을 안하면 저녁밥을 못 먹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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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는 추신수는 "처음 만난 날이 결혼기념일이다"면서 "2003년 미국 시즌 끝나고 한국 들어와서 쉴 때 소개로 만났다"면서 아내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아내는 열악한 마이너리거 생활 때 마사지 자격증까지 따고 전담 트레이너를 자처하는 등 내조의 여왕이었다.
추신수는 "다음날 경기가 있었는데, 아내가 혹시 제가 깰까 봐 우는 아이를 데리고 아파트 계단에서 자고 있더라. 그날 운전하는 내내 울었다"고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아내를 위해 뷔페 음식을 포장해왔다는 추신수. 그는 "2005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식당에 새우와 킹크랩이 있더라. 아내가 해산물을 좋아한다"면서 "내가 안 먹으면 가져갈 수 있는 건가 싶어서 안 먹고 기다리다가 직원이 음식을 치우면서 버리신다는 걸 듣고 가져가는 되는지 물어봤다. 음식에 안전벨트까지 채워서 챙겨갔는데 아내가 좋아해서 흐뭇했었다"며 아내 하원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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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은퇴. 추신수는 "대호 은퇴 할 때 제가 은퇴하는 것 같았다. 실력도 은퇴를 하면 안되는 실력인데 은퇴를 했다. 울먹울먹 했다"면서 "측근들은 우승하려고 왔고, 우승했고 박수 칠 때 떠나는 게 맞다더라. '그만하겠다'고 했는데 구단에서 더 필요하다고 하더라. 아내를 설득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추신수는 "아내는 옆에 있어주길 바란다"면서 "아직까지 유니폼을 벗은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은퇴를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가면 타석 나가서 울 거 같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