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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칸이 인정한 최고의 명배우' 송강호의 굳은 진출일까? 아니면 원조 '월드 스타' 이병헌의 저력과 '믿보배' 하정우의 6번째 러브콜일까.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최고의 영화 축제로 손꼽히는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칸의 무대를 빛낼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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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감독이 검열 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1970년대, 한국 영화가 방화로 불리고 서슬 퍼런 대본 검열을 통과해야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유신 시절을 배경으로 한 블랙 코미디 풍자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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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최대 강점은 바로 탄탄한 스토리와 설정, 살아있는 캐릭터의 집대성으로 불리는 'K-재난물'이라는 대목이다. 앞서 칸영화제는 2016년 열린 제69회 칸영화제에서 연상호 감독의 좀비버스터 '부산행'을 비경쟁 부문 중 하나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선보여 '메가 히트'를 터트렸다. 당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은 이름처럼 자정에 상영되는 장르물 부문으로 사실상 칸영화제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부산행'의 인기로 주류 부문으로 급부상, 경쟁 부문 이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모으며 'K-재난물' 신드롬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22)로 미드나잇 스크리닝 인기를 이어갔고 올해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그 흥행 계보를 이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칸에서 인지도가 높은 '월드 스타 이병헌과 마블이 선택한 차세대 '월드 스타' 박서준을 품고 있는 만큼 여러모로 칸영화제의 구미가 당기는 한국 영화 신작으로 올해 칸영화제 진출작으로 유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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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마찬가지로 장르적 색깔이 짙은 '피랍'은 경쟁보다 비경쟁 부문을 공략하고 있다. 앞서 '용서받지 못한 자'(05, 윤종빈 감독)로 주목할 만한 시선, '숨'(07, 김기덕 감독)으로 경쟁 부문, '추격자'(08, 나홍진 감독)로 미드나잇 스크리닝, '황해'(10, 나홍진 감독)로 주목할 만한 시선, '아가씨'(16, 박찬욱 감독)로 경쟁 부문 등 무려 5번의 칸영화제 진출에 성공한 하정우가 '피랍'으로 6번째 칸의 레드카펫을 밟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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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화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올해 칸영화제는 예년과 달리 '기정사실화'된 한국 영화 진출작이 보이지 않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 때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송강호도 지난해 칸의 남우주연상을 가져가면서 칸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해 준 셈이라 큰 기대는 없다. '거미집'이 워낙 독특한 영화라고 소문이 났는데 칸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올해 경쟁 진출작의 판도가 갈릴 것 같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피랍' '탈주'도 다른 대작들과 경쟁으로 맞붙기에는 너무 장르적이다. 올해 칸은 한국 영화가 아예 진출하지 못하는 아쉬운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