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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감하게, 또 아낌없이 내려놨다. 미국 아카데미의 역사를 바꿔놓은 영화 '기생충'(19, 봉준호 감독)으로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배우 이선균(48)이 생각지도 못한 광기의 코미디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킬링 로맨스'는 1999년 데뷔 이후 24년간 쌓아온 필모그래피 중 가장 강렬하고 독특한, 또 파격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이선균의 변신이 압권이다. 이선균이 맡은 조나단 나는 자존감, 자존심, 자신감 등 '자(自)'가 들어가는 모든 심리를 가진 캐릭터다. 여래와 사랑으로 만나지만 이후 그가 자신의 사업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알게 되면서 수년간에 걸친 가스라이팅을 시도하게 되는, 코믹하지만 또 섬뜩한 악역이다. 무엇보다 이선균은 작품에서 충격의 장발은 물론 진한 아이라이너, 가짜 콧수염, 화려한 패턴의 의상까지 파격적인 비주얼을 완벽히 소화해 보는 이들의 시선을 강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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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웃겨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영화 제목에 '존 나(조나단)'가 들어가길 바랐다. 원래 원제도 '죽여주는 로맨스'였다. 제목에 '존나 죽여주는 로맨스'가 되길 바랐는데 그건 안됐다"며 "정말 이것저것 마음껏 했던 캐릭터인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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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로맨스'의 조나단 나 포스터가 공개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 또한 이선균에게 특별했다. 그는 "세트장에 걸린 조나단 나 전신 초상화도 재미있었다. 처음에 나도 그 초상화 앞에서 인증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 초상화를 만들기 위해 실제로 내가 포즈를 취한 뒤 스케치했다. 거기에 근육을 좀 입힌 모습이다. 굉장히 재미있었다. 원래 내가 그렇지 않으니까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 초상화를 스태프가 어떻게 처리했는지 너무 궁금하다. 봉준호 감독이 얼마 전에 문자 왔는데 '킬링 로맨스' 포스터를 캡처해서 '궁금하다' '개봉하면 꼭 보겠다'라며 연락해 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선균은 "이원석 감독이 '조문 오는 심정으로 극장에 와달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는데 나도 같은 마음이다. 다양한 캐릭터로 이미지를 덮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영고짤(영원히 고통 받는 장면)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마음껏 가지고 놀아주셨으면 좋겠다. 관객이 이 순간만큼은 재미있게 봐주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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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