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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 여태껏 출연했던 부부들과 사뭇 다른 부부가 찾아왔다.
그날 저녁, 집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하는 두 사람. 사실 남편은 일하는 곳에 자꾸 찾아오는 아내를 신경 쓰다가 뜨거운 음식에 손을 데일 정도로 남편의 스트레스는 심각한 상황. 다시 한번 아내에게 더 이상 직장에 찾아오지 말라고 말을 꺼내보지만, 아내는 "찔리는 게 있으니까 오지 말라는 거잖아"라며 오히려 남편을 다그친다. 남편이 "내가 딴짓하는 거 봤냐"고 되묻자 아내는 곧장 "없지!"라고 답하며, 아내 자신도 왜 남편을 의심하는지 모르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털어놓는다.
사실 아내는 재혼으로, 전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게 된 것이 큰 상처로 남았다고 고백했는데. 아내의 사연을 들은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현남편을 의심하는 데는 물론 전남편의 외도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내가 갖고 있는 '불안'을 이해해야 한다고 되짚었다. 또한 남편을 믿지만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의부증이 아니며, 아내 의심의 본질엔 버려져서 혼자 남게 될까봐 두려운 '유기불안'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내의 지적 장애 판정으로 남편도 심경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 특히 "아내를 딸같이 키워야 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내가 과연 될까?"라며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남편은 과거 건강 악화로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만약 또 쓰러지게 되면 아내에게 보호자가 없는 것이 염려됐다고 말했다. 장애 판정을 받으면 국가에서라도 아내를 보호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장애 진단 검사를 추진했다고 말하며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새벽까지 홀로 잠들지 못하고 '괜찮다, 잘 수 있다'를 되뇌는 남편의 사연도 공개됐다. 남편은 학교 폭력 피해자로, 지독한 괴롭힘을 견뎌야 하는 학창 시절을 보냈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 때문에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했다. 덤덤하게 털어놓는 남편의 고백에 MC들은 물론 오은영 박사조차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