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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멘탈 흔들렸지만"..김주환 감독, 악재 속 '사냥개들' 완성(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3-06-13 14:21 | 최종수정 2023-06-26 07:27


[SC인터뷰] "멘탈 흔들렸지만"..김주환 감독, 악재 속 '사냥개들' …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사냥개들' 김주환 감독이 고통 속에 만들어낸 최종작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김주환 극본, 연출)은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우도환과 이상이가 주축이 되고, 김새론이 합을 맞췄다. 다만, 김새론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인해 드라마 상에서 미리 마무리 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사냥개들'은 9일 공개된 뒤 글로벌 2위에 오르며 흥행 중이다.(플릭스패트롤 기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주환 감독은 "디스크가 4개가 협착증이 왔고, 탈모가 생겼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사냥개들'을 찍는 동안 마음 고생과 몸 고생을 했다는 이유. 8부작의 시리즈물을 만드는 것도 처음이었던 데다 주인공이던 김새론이 음주 운전으로 인해 작품에서 급작스럽게 하차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던 것. 이미 상당부분 촬영이 마무리 돼 있던 상태였기에 덜어내는 것은 불가능했고, 최대한 자연스러운 마무리를 위해 노력해야 했던 바. 한 달의 올스톱 기간까지 거쳤다는 설명이다.

김주환 감독은 "'기사를 보라'고 하기에 보고 난 뒤 얼었다. 선택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지, 작품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들이 총알처럼 날아다녔고 정리도 안됐다. 작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7~8화까지도 김새론 배우는 분량이 있다. 작품을 즐겁게 봐주셨다면, 쉽지 않으셨을테지만, 현주(김새론)는 자기 인생의 중요한 사람이 자신의 실수로 죽으면서 사라진다. 원래 7회는 건우와 현주, 그리고 쓰러져있던 우진이의 상황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달 정도를 프러덕션을 완전히 스톱했고, 처음부터 다 다시 썼다"고 말했다.


[SC인터뷰] "멘탈 흔들렸지만"..김주환 감독, 악재 속 '사냥개들' …
김주환 감독은 한 달간 80페이지 분량의 대본을 전면 뒤집어 다시 쓰는 작업을 거쳤다. 비용도 발생했고, 배우들의 다음 작품 일정까지 맞춰야 했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김주환 감독은 이를 책임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우도환과 이상이도 각각 '우도환 좌상이'가 되어 김주환 감독을 옆에서 지켰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한 달간 토를 하면서 대본을 썼는데, 작품이 끝나고도 이건 낫지를 않더라. 목 디스크 네개가 나가있고 자율신경계 실조증까지 왔다. 그럼에도 조단역 배우들은 분량이 사라진 배우들도 있어서 이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고민을 하는 중이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추가촬영은 불가피했다. 김 감독은 김새론과 병원 신, 내레이션 후시 녹음 등 작업을 일부 함께했다. 김 감독은 "병원 장면과 그 앞의 한 컷 정도를 찍었다. 후반 녹음 같은 것들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대화를 많이 나누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배우로서 운 것인지, 실제로 운 것인지 모를 정도로 숙연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촬영에 임할 수밖에 없던 이들이었다. 김 감독은 "저희는 그게 시작이었다. 로케이션도 정리해야 하고 공들여 준비했던 액션신도 버려야만 했다. 열악한 상황이었음에도 도환이나 상이가 모두 이겨내고 있었다. '우리 이거 잘 끝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흔들리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저는 흔들렸지만 숨기지 못하기에 '우도환 좌상이'라고 하는데, 두 사람이 망가지고 있는 형을 잘 케어해줬다. 지방의 숙소에서 얘기를 나누면서, 아무래도 부족했던 대본에 대해 이야기를 함께 나눴고, 서울에서 내려올 때도 전화 통화를 나눴던 것들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SC인터뷰] "멘탈 흔들렸지만"..김주환 감독, 악재 속 '사냥개들' …
그렇게 만들고 완성해낸 '사냥개들'은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합격점을 받으며 응원을 받는 중이다. K액션이라는 이름의 관전포인트도 생겼다. 김 감독은 "'오징어 게임'도 '더 글로리'도 장르대로 전세계 한국 콘텐츠의 우수함을 알리고 있는데, 우리 K액션의 시작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공식 결과는 수요일에 나오겠지만, 신인 배우들과 모든 배우들에게 마음의 빚이 덜어지고 있는 느낌도 든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를 했는데, 캐릭터들이 살아있기에 캐릭터 중심의 액션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저희는 또 사냥개가 되어야지"라며 시즌2에 대한 바람도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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