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7년째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부부가 등장했다.
부부의 가게 운영 모습을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아내의 의견을 '지적'이라고 받아들이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자, 남편은 "직원에게 명령하는 느낌"이라고 대답했다. 또 아내의 그런 말투를 들으면 "숨이 안 쉬어지고, 가게를 벗어나고 싶다"고 대답해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이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데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불확실성이 낮은 남편은 계획적이기 때문에, 정해진 순서가 틀어지면 불안이 높아지는데 특히 식당 일은 변칙, 변수가 많아 이런 경우가 잦다는 것.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아내는 이런 남편의 모습을 '융통성이 없다'고 받아들여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늦은 오후 시간, 분주한 가게로 부부의 아이들이 하교했지만, 일 때문에 정신이 없는 두 사람은 아이들을 반길 새조차 없었다. 실제 공개된 영상에서 아이들은 가게 구석에 있는 작은 쪽방에서 단둘이 핸드폰을 가지고 놀거나, 가게 앞 주차장에서 곤충채집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심지어 가게 마감 후 자정이 훌쩍 지나서야 부부와 함께 집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MC들 모두 안타까워했다. 부부는 어린 시절부터 가게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진 아이들의 이야기를 꺼내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고, 부부의 생업으로 인해 방치된 아이들의 모습에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되었다. 오은영 박사 역시 부부 갈등 속 아이들이 제일 눈에 밟힌다고 언급하며 "아이들이 부모와 가까운 공간에 있긴 하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아내의 모든 신경이 '성공'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맞춰져 있다며, 목표를 향한 속도를 늦춰 여유를 가지면 아이들과의 행복도 챙길 수 있을 거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성공'에 집착하는 이유를 과거 아내의 가정사에서 찾아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아내는 과거 부모님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렸다고 고백하며, 자녀들에게는 그런 힘듦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성공'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 역시 아내에게 '100억'이 단순한 돈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할 안전한 공간의 의미일 거라 분석하면서도, 과도한 목표 의식으로 인해 남편, 아이들과의 관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녁 시간이 되자, 아이들 육아로 정신없는 아내에게 남편은 스크린 골프를 다녀오겠다고 말하자 아내의 표정은 급격히 굳어졌다. "휴일엔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니까"라고 공감하는 MC들의 반응에도 아내는 "스크린 골프 때문이 아니라 그 후 남편의 루틴 때문"에 짜증이 난다며 골프를 친 후에 늘 습관처럼 음주를 하는 남편의 모습이 불만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내는 일 때문에 늘 지쳐있고 무기력한 남편이 '술'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적극적이라며, 거의 매일 음주를 하는 남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스크린 골프를 끝낸 후 지인과 호프집에 들른 남편은 술에 취해 귀가했다. 자고 있는 아내에게 남편이 대화를 요청하자 아내는 "당신과 술을 먹지 않고 대화하고 싶다", "일이 힘들다고 술에만 의존해선 안 돼"라며 불만을 털어놓았지만, 남편은 "난 쉬는 날 온전히 쉬고만 싶다", "당신의 지시대로만 움직여야 하냐"며 본인의 힘듦만을 표출했다. 도돌이표 같은 대화 속 "솔직히 행복하지 않다"는 아내와 "삶의 낙이 없어져 버렸다"는 남편의 모습에 MC들 모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은영 박사는 가게 운영 후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 우울증까지 시작됐다는 남편에게 힘듦을 해결할 목적으로서의 '술'은 더욱 근절해야 한다며 "절주가 아닌 단주가 필요하다"고 단언하며, 남편이 평소 좋아하는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이겨내면 훨씬 도움이 될 거라고 충고했다. 또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의 갈등 해결을 위해선 공간 분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내가 지금의 식당은 전적으로 맡아 운영하고, 남편은 스트레스를 받는 식당보다 본인이 행복감을 느끼는 유아체육 일을 전업으로 삼으면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