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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배우 전노민이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또한 딸에게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16일 방송된 TV CHOSUN '이제 혼자다'에서는 전노민이 그동안 밝히지 않은 어릴 적 힘들었던 가정사와 딸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전노민은 "고등학교 방학 때마다 아르바이트 했다. 학비는 돈을 벌어서 다녔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어울렸던 시간이 없었다"며 "청소년 시절은 내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억을 지우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부모 없는 자식이라고 무시를 받기도 했다. 그런 소리를 자라면서 듣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며 "열심히 살겠다는 오기, 욕심, 악착함도 생겨서 더 열심히 살았다. 힘든 과거이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했다.
전노민은 "졸업할 때 처음 공채 시험을 보러 가서 최종 면접을 갔을 때, 은행이었다. 면접관이 '부모님이 안 계시네. 고아네?'라고 했을 때 꾹 참고 있어야 되는데 못 참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면접장에서 화를 내고 왔다. '고아라를 뜻을 정확히 아시냐. 고아는 보살필 사람이 한명도 없으면 고아다. 난 친척도 형제도 있다. 제대로 알고 그 말을 표현해라'고 하고 그대로 나왔다"고 했다. 그날 더 치열하게 살기로 다짐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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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9년에 세 살 터울의 형이 47세에 낮잠 자다가 갔다. 전날 형이 돈을 달라고 해서 '나는 동생이다. 동생한테 돈을 자꾸 달라고 하냐. 결국 내일 돈 보내줄테니까 앞으로 연락하지마. 연을 끊자'라고 했다. 그 통화가 마지막이었다"며 "부모 보다 힘들었던 게 형제였다. 그게 오래가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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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대타로 시작한 광고 모델. 전노민은 "회사도 그만두고 광고 모델을 했는데 회사를 그만둔 순간부터 광고가 안 들어왔다"며 "생계를 꾸려야 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어려웠다. 때 마침 딸도 태어났다"고 했다. 딸은 가난을 겪지 않게 해주고 싶었던 아빠. 딸을 위해 힘을 냈다. 케이블 방송, 교육 방송도 하면서 수입을 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고.
결국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 첫 번째 이혼. 전노민은 "드라마를 하면서 만났다. 두 번째 작품에서 만나면서 가까워져서 결혼을 했다"며 "근데 어떤 이유로든 서로 안 맞아서 헤어졌다"고 했다.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삭이는 편이라는 전노민은 "이혼 할 때도 주변에서는 아무도 몰랐다. 이혼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같은 분야의 사람들이 좋아서 만나고 헤어졌는데 각자의 사정이 있고 처한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누가 정답을 내려주겠냐. 내 인생의 힘든 부분을 내가 만든거지 않냐. 누굴 탓하냐. 내가 결정했는데"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헤어진 이유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엔 예민하게 반응했지만 지금은 덤덤해졌다"며 "지금은 너무 좋다. 편하고 사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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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이 일만 하며 지내온 28년, 이제 "나를 위해 살아보겠다"라는 결심으로 동료 배우들과 촌캉스에 도전했다. 그때 이한위와 최대철이 손님으로 등장했다. 이에 세 사람은 함께 된장찌개를 끓이고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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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민은 "딸한테는 이혼 당시에는 말을 못했다. 딸을 먼저 미국에 사는 누나한테 보냈다. 보내고서 2년 있다가 11살 때 인가, 그때 설명을 했다"며 "알았다고 그랬는데 속상했던 건 안고 자는데 경기를 일으키더라. 그렇게라고 설명을 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돌아오는 길에 계속 미안하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사실은 정리를 못했던 부분 중 하나도 제가 생각했던 결혼 생활과 행복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걸 설명하기 참 어려웠다. 그래도 이야기를 해줘야지, 그래도 딸 때문에 그만큼 버텼던 거니까, 딸이 없었으면 결단이 빨랐을텐데 그나마 딸이 있어서 생각하는 기간이 길어졌던 것 같다"고 했다.
전노민은 "너무 아꼈는데 너무 엄하게 키워서 시간 지나고 보니까 미안하더라. 한 번 말대꾸 했다가 용돈 끊고 연락 안 한 적 있다"며 "딸이 혼자라서 엄하게 키워야겠더라. 누나한테 '아빠가 돈 안 보내주면 나 학교 못 다니냐'고 했다더라"고 했다.
그는 "돌이켜보니 미안하더라. 딸이 어느 날 '세상에서 아빠를 제일 사랑 하는데 제일 무섭다'고 하는데 짠하더라"며 "2년 전 딸이 왔을 때 '아빠가 미국 보내서 힘들었는데 잘 보냈다'고 했다. 딸도 '너무 외롭고 힘들었는데 가기를 잘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전노민은 "혼자서 다 컸기 때문에 고맙기도 하지만 아쉬운 건 30년 동안 같이 살아보지 못했다. 함께 한 시간은 5년 정도 된다"며 "여기서도 누나가 키우다가 누나가 이민가면서 데려갔다. 일주일에 한번씩 가서 봤다. 따지고 보면 몇 년 못 살았다.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며 함께하지 못한 지난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