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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가수 이미자가 전통가요의 뜻을 짚었다.
이미자는 오는 4월 26일, 27일 양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맥(脈)을 이음'을 연다. 이번 공연은 이미자가 전통가요에 대한 존경과 애정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무대로 전통가요의 맥을 이어줄 후배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미자가 생각하는 전통가요에 대해서는 "우리 가요가 100년사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우리가 일제시대 겪은 서러움이 해결되기도 전에 6.25까지 있으면서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때마다 가요의 힘이 컸다. 가요는 시대의 변화를 충분히 알려주고 퍼지게 했다는 것이다. 애환을 같이 느낀 가요가 우리 대중가요라 생각한다. 우리 시대 흐름을 대변하는 노래가 전통가요라 할 수 있다. 영원히 잊혀지지 않고, 그때 그때 시대를 알려준 곡들이기에 그것이 전통가요 알맹이라 생각한다"라고 정의했다.
66년 동안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짚기도 했다. 이미자는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했지만 '동백아가씨'가 나오면서 이미자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그러면서 '동백아가씨'라는 노래가 나왔을 때는 TV가 없었다. 그때 33주 차트 1등을 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질 낮은 노래가 돼서 서구풍 노래에 밀렸다. 서구풍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상류층이고 우리는 서민과 하류층이라는 말에, 마음에 소외감이 있었다"라고 했다.
전통가요와 트로트를 구분하기도 했다. 이미자는 "트로트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린다. '트로트 여왕'보다는 '전통가요를 부르는 가수' 이미자라고 불러주는 것이 듣기 좋다"며 운을 뗐다.
이어 "우리가 어렵고 힘들었을 때 듣고 불렀던 노래들이 전통가요라 말씀드릴 수 있다. 그분들 노고에 힘입어 우리는 잘 살고 있기 때문에, 템포가 빨라졌고, 즐거운 노래가 많아지고, 그러면서 트로트라는 말이 생겨지고, 지금 경연대회로 인해 트로트 붐이 일어난 것 같다. 제 세대에서는 그 분별이 있지만, 지금 와서는 분별한다는 것은 번거로울 것 같다. 전통가요로 있었으면 좋겠지만, 전통 트로트로 붙여주면 되겠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함께 무대에 오르는 조항조, 주현미도 전통가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조항조는 "우리나라가 만든 장르인 것 같다. 전통가요는 민속 음악 바탕에서 만들어졌다고 알고 있다. 선배님들이 가꿔온 전통가요를 뿌리로, 시대에 맞춰 창의적으로 만드는 것은 가수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선배님이 만드신 전통가요의 이미지나 근본 바탕을 후배들에게 많이 알려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책임감을 표했다.
주현미는 "세계화라고 해서 K팝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전통가요 장르가 굳이 세계화가 돼야 하는지 생각한다. 정보화가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인데, 어느 계기로 노출이 됐을 때 우리만의 색깔을 제대로 갖고 있다면, 그걸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소비될 것 같다. 우리 고유의 정서를 잘 가지고 운영을 한다면, 원하는 소비층에 선택되지 않을까 싶다. 선배님 말씀처럼 맥을 이어 보존해야 하는 대중문화 장르라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맥을 잇는다는 것'에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주현미는 "우리가 지금 소비하는 노래도 대중가요 아니냐, 굳이 맥을 이어야하냐고도 한다. 제 자녀들도 선배님들께서 부른 노래를 모르고 공감도 못한다. 그 시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기회도 없도 당연히 살아보지도 않았다. 전통가요를 부르는 가수 입장에서 노래 한곡 한곡에 이야기가 있다. 서민들 입장을 대변한다. 서민들이 느꼈던 애환, 힘든 시기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희망 등이 노래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다 풍요롭고 세상이 편해져서, 심하게 말하면 그 구질구질한 정서를 알아야 하냐고 하는데, 역사는 알아야 하고, 그걸 반추해서 살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선배님들이 남겨놓은 노래는 아직 소비가 된다. 오리지널로 복원하다기 보다는 그 노래가 있었던 시대를 잊지 않고 이어갔으면 한다"며 전통가요가 보존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맥(脈)을 이음'은 오는 3월 6일(목) 오후 2시 티켓링크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티켓 예매를 진행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