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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사망' 故 휘성, 마약·악플에 고통받았던 독보적 R&B 보컬…슬픔에 잠긴 가요계[종합]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25-03-11 06:43


'10일 사망' 故 휘성, 마약·악플에 고통받았던 독보적 R&B 보컬…슬…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휘성이 10일 사망했다. 향년 43세.

휘성은 10일 오후 6시 29분쯤 서울 광진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9일 중국에서 입국한 휘성은 이날 매니저와 만나기로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같은 건물에 거주하던 어머니가 직접 방문했다 쓰러진 아들을 발견하고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은 CPR 등 응급처치를 했으나 결국 사망판정이 내려졌다.

휘성은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였다. 1997년부터 댄스팀 ING 소속으로 활동했고, 4인조 그룹 A4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흑인음악 동호회 SNP, 밴드 MAME 등을 거쳤다.본격적으로 휘성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02년 4월 솔로로 데뷔하면서부터다. 정규 1집 '라이크 어 무비' 타이틀곡 '안되나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휘성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불치병' '전하지 못한 이야기' '결혼까지 생각했어' 등 발표하는 곡을 모조리 히트시키며 독보적인 R&B 보컬로 인정받았다. 국내 뿐 아니라 필 콜린스, 크레이그 데이빗, 로드니 져킨스, 니요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휘성의 목소리에 감탄했다.

작사, 프로듀싱 능력도 뛰어났다. 윤하 '비밀번호 486', 이효리 '헤이 미스터 빅', 티아라 '너 때문에 미쳐', 오렌지캬라멜 '마법소녀' 등을 작사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지독한 노력파였던 고인은 극심한 우울증으로 고통받았다. 결국 2019년에는 프로포폴에 손을 댔다.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 12차례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2021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0년에는 서울 송파구와 광진구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수면 유도 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맞고 쓰러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휘성은 자숙의 시간을 가졌지만, 2023년 "우울 장애가 가짜라든가 꾀병이라든가 망상이나 착각이라고 주장하는 인간이 있다면 현시대 최악의 살인마는 그자다. 덕분에 더 죽고 싶어졌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 때문에 오랫동안 집에 숨어있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또 "장난식으로 DM(다이렉트 메시지) 걸면 진짜 속상하니까 동물원 원숭이한테 먹이 던지듯 행동하지 마세요"라고 악플러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R&B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큰 기둥이 무너지면서 가요계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15일 대구 오디토리움에서 예정됐던 KCM과 휘성의 합동 콘서트 '더 스토리'는 취소됐다. 래퍼 창모 팔로알토 버벌진트, 바이브 윤민수, 2AM 조권, 하리수 등이 애도의 뜻을 표했다.

고인의 장례 절차는 경찰 수사 관계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유서 존재 여부 및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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