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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민규동 감독 "많은 제작자가 실패해..봉준호에게 틸타 스윈튼 출연 묻기도"('파과')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5-04-29 15:48


[인터뷰①] 민규동 감독 "많은 제작자가 실패해..봉준호에게 틸타 스윈튼…
사진=NEW, 수필픔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민규동(55) 감독이 "많은 제작자가 도전했다 실패했던 원작, 다들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액션 영화 '파과'(수필름 제작)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파과'의 연출 과정을 설명했다.

민규동 감독은 7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 것에 대해 "영화가 하나씩 탄생할 때마다 영화의 과정을 아니까 지금 개봉하는 이 순간이 기적 같다. 축하를 하고 싶고 한편으로는 관객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 무섭기도 하다. 요즘 관객 눈이 정말 높지 않나?"라며 웃었다.

쉽지 않은 원작을 영화화 한 과정에 대해서도 "작가 스스로도 상업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한 작품이었다. 나는 원작이 베스트셀러가 되기 전 절판된 상황에서 발견했다. 내겐 발견한 보물 같은 재미가 있었던 원작이었다. 초고는 과거 내용이 없는 현재에 충실한 서사였다. 인간관계가 영화적 전개로 만들기엔 힘들더라. 새로운 반전이나 인물을 충실하게 만들려고 노력했고 장르적으로는 액션 영화로서, 그리고 하드보일드한 영화가 되어야만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제목도 낯설고 주인공도 너무 새롭지 않나? 실제로 많은 제작자가 이 원작을 영화화 하려 많이 시도했지만 실패도 많이 했다고 하더라. 나의 감독 친구들도 '너무 하고 싶은데' '응원한다' '어렵지 않나?'라는 걱정도 많이 들었다"고 곱씹었다.

이어 "나는 '파과'를 완전히 도파민과 스펙터클로만 만든 노골적인 액션 영화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원작 안에 좋은 에센스가 숨겨져 있는데 그렇게만 보이지 않길 바랐다. 주인공을 상상할 때 틸다 스윈튼이 킬러로 있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의 친분을 이용해 이 시나리오를 틸다 스윈튼에게 전해줄 수 있냐고 부탁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도 당연히 전해줄 의지를 보였다. 그런데 다시 한국 영화로 돌아왔을 때 이게 왜 만들어지기 어려운지 알게 됐다. 결국은 배우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조각은 평생 준비해야 하는 인물이다. 걱정이었는데 결국 이혜영을 만났을 때 '어쩌면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 싶었다. 관객에게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지점을 느꼈다. 실제로 미팅할 때도 이혜영은 자리에 일어날 때 '아이고' 곡소리를 내기도 했고 손도 떨었다. 그런데 또 내면에는 20대 열정적인 마음이 있더라. 내면의 에너지와 외면의 카리스마, 그리고 사랑스러움이 동시에 있어 이 작품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신성방역에서 40년간 활동 중인 레전드 킬러와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의 숨 막히는 핏빛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 그리고 김무열, 신시아 등이 출연했고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간신' '허스토리'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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