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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오광록이 아들과 7년 만에 재회했다.
무명 연극배우 시절 생활고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오광록은 "한 몸 꾸리기도 힘든 게 사실 연극인데 세 식구가 살아가기에는 힘들었다"며 "(이혼 후) 일상적인 시간을 함께 보낸 기억들이 부재하다 보니까 (아들과) 더 멀어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들과 통화하려면) 그때는 휴대 전화가 있던 시절이 아니니까 집으로 전화해서 전화를 바꿔줘야 하는데 내 의지대로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떤 식의 표현이든 바보 같고 못난 소리 같다. (아들과의) 만남을 해결하지 못한 아빠가 어떻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담담히 말했다.
오광록은 "아들과 코로나 전에 보고 (안 본 지) 7년쯤 됐다. (아들에게) 전화해도 잘 안 받고 톡을 해도 답장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아들이 왜 연락을 피하는 거 같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시원이 마음의 날씨가 안 좋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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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록 부자는 연락이 끊겼던 코로나 시기를 떠올렸다. 당시 오광록은 촬영이 바쁜 탓에 밥을 같이 먹자는 아들의 말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아들은 "그때 되게 용기 내서 같이 밥 먹자고 한 건데 못 먹어서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오광록은 "당시 한 명이라도 코로나가 나오면 촬영이 중단되니까 식당에서 식사할 상황이 안 돼서 커피 한잔하려 했으나 서로 시간이 안 맞다 보니깐 서운했을 거다"라며 아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오광록은 아들이 음악 관련 일이 아닌 평범한 회사원이 됐다는 사실에 "다른 일을 하는 줄은 몰랐다"며 깜짝 놀랐다. 아빠의 말을 듣고 있던 아들은 "아빠와 나는 유년기, 청소년기에 가졌어야 할 유대감이 없다"고 냉정하게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들은 "아빠는 나한테 존재감이 없었다.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사람이고 있느니만 못한 사람이었다. 초 1, 2학년 때만 해도 '아빠 어딨어?', '아빠 언제 와?'를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는데 어느 순간 아빠는 없는 존재였다. 너무 사소한 일상의 기억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빠의 연락을 자꾸 피하게 되는 게 화가 나서 인것 같다. 그게 내 표현이었던 거 같다. 너무 화가 나서 연락을 안 받거나 답장을 안 했다. 아빠 전화뿐만 아니라 친할머니 전화도 안 받았다. 차라리 아빠한테 화냈야 했는데 입 밖으로 꺼내야 하는데 안 하다 보니까 곪아있던 거 같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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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다 큰 성인이 돼서 아빠를 봐도 나의 유년 시절 기억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다. 아빠가 모르는 이야기들이 많다"며 "엄마가 얼마나 혼자 힘들게 지냈고, 내가 그런 엄마를 보면서 얼마나 심적으로 괴롭고 힘들었는지에 대해서 아빠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 혼자 아이 키우는 거 힘든 거 알지 않냐. 어떤 것도 엄마의 세월을 보상할 수 없고, 나의 유년 시절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빠가 엄마한테 한번쯤은 그 시절은 살아내느라 고생 많았다고 진심 어린 태도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며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오광록은 "어른들의 이야기지만 네 엄마가 언제나 너한테 최선을 다했다는 건 항상 생각하고 있다. 내가 뭐라고 엄마한테 최선을 다했다는 말할 자격이 있겠냐. 당연히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가슴에 담아 두었던 해소하지 못한 말들을 거침없이 툭툭 내뱉고 그 생채기가 나한테 나고 시원이의 화가 풀린다면 나한테 풀어 던지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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