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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경기 침체가 길어질수록 사람들의 시선은 부자들에게 쏠린다. 나와 다른 삶을 사는 그들의 일상은 자극적이거나 혹은 반대로 위로가 된다.
최근 방송가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부자'에 집중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KBS2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tvN STORY '백억짜리 아침 식사', EBS, E채널 공동제작 '이웃집 백만장자'는 각각 다른 결을 갖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리치 피플들의 삶과 철학을 조명하며 시청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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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또한 만만치 않다. 프라이팬으로 1800억을 일군 대표부터 AI 기술 선두주자, 베이글 프랜차이즈 창업자 등 업계 최정상의 인물들이 등장해 자신만의 시간 관리법, 독서 습관, 명상 루틴 등을 공유한다. MC인 오은영 박사는 성공한 이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짚으며 이들의 말과 행동에 설득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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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E채널 공동제작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이른바 '찐부자'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조명하는 프로그램. 이들은 대부분 화려한 배경 대신 오랜 시간 일에 몰두한 끝에 부를 이룬 자수성가형 인물들이다. 한 평 미용실에서 출발해 1만 평 부지를 가진 전설의 헤어 디자이너, 밀라논나로 유명한 '대한민국 1호 밀라노 유학생', 철강 CEO에서 재활용 기업 대표로 전환한 인물 등 모두 한 분야에 '미쳐 있었던' 사람들이 등장했다.
제작진은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보다 돈에 대한 철학이 분명한 인물을 찾는다"고 밝힌 바 있다. 섭외 과정부터 인사청문회급 검증을 거치며 광고성 연출을 최대한 배제하려는 태도를 통해 프로그램의 무게감을 더하는 것. 단순한 '부자 관찰'이 아니라 좋은 어른을 찾는 여정을 보여주며 '성공은 곧 삶의 태도'라는 명제를 조용히 설득해간다.
세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돈 많은 사람 구경'이 아닌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었을까'를 궁금해하는 시대의 욕망에 정면으로 대답했기 때문. 긴 불황 속에서도 가능성과 희망을 찾고자 하는 시청자들에게 이같은 '리치 피플'의 삶을 조망하는 프로그램들이 자극과 위로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