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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이보영이 조력 사망이라는 윤리적 논란을 정면으로 다룬 MBC 새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로 돌아온다.
'모범택시', '크래시'에서 액션과 감성을 조화시킨 독창적인 연출 감각으로 각광받은 박준우 감독과 영화 '관능의 법칙', '나의 특별한 형제', 드라마 '실업급여 로맨스' 등에서 쫄깃한 캐릭터 플레이와 입체적인 서사의 필력을 인정받은 이수아 작가가 의기투합, 실력파 제작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준우 감독은 "죽음을 앞둔 불치병 환자들의 고통 없는 죽음을 도와주는 의사들, 그리고 이들을 쫓게 되는 경찰의 이야기다. 특이한 점은 주인공들이 의사인데, 경찰 쪽에서 봤을 때는 연쇄살인마이자 범죄자다. 이들이 왜 안락사를 하게 됐을까가 핵심 주제다. 우리나라에서는 안락사라는 소재를 처음 정면으로 다루게 됐다. 장르적으로 스릴러지만, 매 에피소드 사연이 나온다. 어떤 식의 죽음을 원했고, 왜 안락사를 요청하게 됐는가 화두를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극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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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은 "조력 사망을 해주는 의사 역할이다. 드라마에서 보면, 제 캐릭터를 선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사람들을 구원해주고 아픔을 끝내주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는 불법일 수 있어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캐릭터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나이도 들고 노후나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할 때 이 대본을 받았다. 이런 얘기는 한 번 꺼내도 좋겠더라. 조력 사망이 재밌다기보다는, 한 번 얘기해보고 싶은 주제였다"며 극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윤리적인 논란이 다소 부담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보영은 "작년에 이 대본을 받았었다. 그때 당시에 해외 부부가 조력 사망으로 함께 사망했다는 기사를 봤다. 그리고 남편과 한참 그 얘기를 나눴다. '나쁘지 않다, 우리가 나이가 들고 짐이 되지 않을 때 이 선택을 할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삶을 살다 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옳다, 그르다고 할 수는 없다. 남아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사회적으로 보는 시선과 남겨져 있는 자식들까지 봤을 때 옳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이 주제를 던져봐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13년 만에 MBC 드라마로 컴백한 것에는 "오랜만에 하는 만큼 결과가 좋았으면 하는 부담감이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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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효는 마리아복지병원 원장 양신부, 윤가이는 소정이 일하는 병원 간호사 최예나 역할로 열연한다. 권해효는 "우소정의 어린 시절부터 어려웠던 환경을 함께 보내오고,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돕는 신부 역할이다"고 했고, 윤가이는 "조력 사망을 돕는 간호사다. 생활비를 버는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마음이 달라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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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방송 심의 규정이 있다. 의료 조력 사망이기도 하고 의료 조력 자살이라고도 표현하더라. 방통위 심의 기준이 죽음에 대한 묘사에 자살을 조장하면 안 된다고 한다. 드라마로 인해 비슷한 케이스가 나오면 안 되니, MBC에서도 19세 한정으로 심의 규정 하고 본질적인 걸 표현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민기는 "조력 사망이라 무거울 수 있지만 생각해 보면 사는 얘기다"라고 했고, 이보영은 "찍을 때는 화두가 돼서 많은 분이 얘기를 나눴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방송이 된다니 어떤 반응이 올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그래도 시끌시끌해진다면 많은 분이 봐주신다는 얘기니, 죽음에 대해 좀 깊이 있게 얘기 나눌 수 있는 시간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8월 1일 오후 10시 첫 방송.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