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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첫 할리우드 진출작…"영어 대사 어려워, 남편 정지훈 응원해줘"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에서 투자받아 만든 미국 드라마지만 그 중심에는 한국의 심장이 있죠. (한국계 미국인인) 저 자신 같은 작품이에요."(대니얼 대 김)
'버터플라이'는 독특한 정체성을 지닌 드라마다. 미국 아마존 MGM 스튜디오에서 제작했지만, 배경은 한국이고 김태희, 김지훈, 박해수, 성동일, 이일화 등 한국 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총괄 제작을 담당하고 주인공 데이비드 정을 연기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김(한국명 김대현)은 이 드라마가 자신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미국에서 커리어(경력)를 쌓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이런 일(드라마 제작)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한국에서만 산 한국인도 모르고, 미국의 백인도 모르는 교포의 삶을 담아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있었기에 '버터플라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니얼 대 김은 "5∼10년 전만 해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서 제작사가 이 프로젝트를 받아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최근 K-푸드, K-드라마, K-뷰티 인기가 높고, 미국 시장에서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좋은 타이밍이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작 과정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버터플라이' 전체적인 이야기에 한국적인 요소가 더 많이 가미됐다.
그는 "주인공 성이 '정'인 것도 정(情)이라는 한국의 개념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 작품이 가족과 관계에 관한 것이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제가 좋아하는 한국 배우들을 섭외했다"며 "원작에서는 아시아인이 아니었던 캐릭터를 한국인으로 바꿨고, 제작진 가운데 실무뿐만 아니라 책임자까지도 한국인으로 채웠다"고 덧붙였다.
'버터플라이'의 원작은 동명 그래픽 노블이다. 전직 미 정보요원이 고향에 돌아오고 그를 죽이기 위해 다른 요원이 파견되면서 벌어지는 첩보 액션을 그렸다.
드라마 배경은 대부분 한국이다. 총 6개월간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촬영했다.
데이비드 정의 딸이자 요원인 레베카를 연기한 레이나 하디스티는 "촬영 전 한국에 온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와서 한국 사람들, 문화와 깊이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김태희의 첫 미국 할리우드 진출작이기도 하다.
극 중 데이비드의 아내 은주 역할을 소화한 김태희는 "영어 연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며 "작가님이 한국 촬영장에 와서 연기를 보고 더 나은 표현이 있으면 현장에서 조금씩 고쳐줬는데, 이미 열심히 외워 와서 그런지 영어 대사를 한두 문장 바꿔준 것을 소화하기도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남편 정지훈(가수 비)의 지지와 응원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그는 "그동안 작품을 이끄는 주인공을 하다가, 이번에는 주·조연급을 하게 됐다"며 "제가 주인공이 아닌데 뉴욕 프리미어 행사에 가도 될지 주저했는데, 남편이 무조건 가서 드라마도, 김태희도 홍보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암살자 역할을 맡은 김지훈은 "과묵한 킬러 역할이지만, 영어 대사를 완벽히 소화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며 "특히 한국적인 느낌이 있는 액션을 하려고 태권도 발차기를 보여주려 했다"고 덧붙였다.
'버터플라이'는 미국 아마존프라임을 통해 지난 13일 공개됐고, 국내에서는 22일 tvN을 통해 볼 수 있다.
heev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