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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무대 위의 호랑이가 다시 포효한다. 가수 임재범이 데뷔 40주년을 맞아 신곡과 전국투어를 예고하며 팬들 앞에 섰다
먼저 그간의 근황에 대해 "시간이 좀 지났는데 8집 앨범을 준비 중에 있다. 40주년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며 "대구부터 출발해서, 각 도시를 돌 예정이다. 도시마다 공연을 할 것 같다. 바빠서 힘들긴 힘든데 제가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하나씩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공연 중간중간 열심히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다. '싱어게인'도 찍고 있다"며 바빴던 최근을 돌이켰다.
40주년을 맞은 소감도 밝혔다. 임재범은 "어릴 때 음악 시작했을 때는 겁도 없이 달려 들었다. '다 할 수 있을 거다'라는 착각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소리 내는 것 하나하나도 무섭고 두렵기도 하다.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도 많이 하게 된다. 이제 시작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10년차, 20년차 지나신 분들도 그렇고, 다 공감하실 것 같다"고 털어놨다.
과거와 달라진 점으로는 "녹음할 때, 이전에는 지나친 자신감들이 있었다. 녹음실 부스 안에 있을 때는 자기가 왕이 돼야만 한다. 오버해서 노래를 한 적도 있고, 저 혼자 만족해서 녹음을 끝내기도 했다. 이제는 녹음실에 계시는 분들에게 자문을 구한다. 만족하기도 너무 힘들고, 녹음하고 나서도 후회하고 그런다. 저는 미련이 남고, 호흡이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자꾸 뒤돌아 보는 시간이 많아진다"고 짚었다.
이어 "어릴 때는 건방졌던 것 같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함부로 장난처럼 노래해서는 안 되겠더라. 영혼을 갈아서 노래해야, 들으시는 분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겠다 싶어서 신중해지더라. 나이 들어서 힘은 빠질 수 있고, 이전 제 목소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런데 현재 낼 수 있는 소리로 감성이 좀 더 플러스되지 않았나 싶다. 노래에 대한 생각이 깊어져서 표현도 좋아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식어 '레전드'로 불리는 것에는 "저는 아직 레전드는 아닌 것 같다. 아직은 그 수식어를 받으면 안 될 것 같다. 조용필 선배나 돼야 레전드인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인정해 주시는 것 같기도 하다. 다른 가수들이 활동하는 만큼, 자주 앨범을 내거나 공연을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팬분들이 많이 사랑해 주시고, 제가 훌륭한 가창력을 가지진 않았는데도 후배들이 저를 인정해 주셔서 그런 것 같다"며 겸손한 면모를 드러냈다.
또 다른 수식어 '호랑이'에 대해서는 "호랑이 닮지는 않았는데, 저는 가만 보면 혼종이다. 호랑이와 곰이 섞여 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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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고해', '너를 위해', '비상' 등 임재범 명곡의 탄생에 함께한 채정은 작사가가 재합류해 깊이 있는 메시지를 완성했다. 임재범에게 '인사'는 지난 40년을 함께해 준 팬들을 향한 감사 편지이자, 신앙인들에게는 감사 기도, 또 누군가에게는 어머니께 보내는 감사 인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임재범은 "다른 곡을 녹음하기 위해 가사를 보진 않는데, 녹음하면서 가사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가사가 울컥하게 되더라. 40년간 저를 지켜준 팬분에 대한 감사, 신에 대한 감사, 어머니께서 주시는 무한한 감사 등에 대한 인사가 될 것 같더라"며 곡을 소개했다.
이어 "팬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말로만 하는 것보다는, 같이 기억할 수 있는 것을 남겨놓으면 좋을 것 같다. 기획사 식구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목을 '인사'로 정했다. '그대 진짜 사랑해'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 가사 한 줄이 저에게 세더라"고 부연했다.
40주년을 맞아 가장 먼저 공개하는 이유로는 "이 곡을 먼저 공개하자고 고집을 부렸다. 기다린 분들을 위해 이 곡은 먼저 발표하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제목이 '인사'인 만큼, 가장 인상 깊었던 인사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임재범은 "인사인지 모르겠지만 딸이 처음으로 저에게 '아빠'라고 한 순간도 인사라면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라며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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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은 "이번 공연에는 40년에 지나간 얘기들을 하나하나 스토리텔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시나위 때부터 8집까지, 들려드리고 싶은 곡들을 선정해서 꾸며보려고 한다. 공연할 때마다 제일 고민되는 것이 세트리스트다. 이번에는 '비상', '너를 위해', '위로', '여행자' 등 노래를 불러볼까 한다. 그리고 '고해'도 당연히 들어가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서울 공연에서는 최고급 사양의 스피커를 준비했다. 임재범은 "들으시는 분들이 더 살아 있는 음향으로 들으실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향후 계획에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도 생각했다. 늦어진 상황이다. 오늘 '인사'가 발표되고 차례차레 나올 예정이다. '니가 오는 시간'이라는 노래도 곧 발표될 것이다. 천천히 하나하나씩 발표가 될 것 같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언제 발매라고 딱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하다. 한곡 한곡 정성스럽게 녹음해서 잘 발표하겠다"라며 발매 시기에 양해를 구했다.
50주년, 60주년에 대한 기대도 있다. 임재범은 "남아 있는 숙제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 50주년을 할 수 있을지, 60주년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 노래가 한곡 한곡 세다. 만족을 하실 수 있을지 염려가 된다. 주어진 일들을 최선을 다해 끝내고, 이후에 열심히 고민해서 어떤 모습으로 뵐 수 있을지 심도 있게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팬들에게 "'인사'라는 가사에 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을 다 옮겼다. 참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그 시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주셨다. 지금도 제가 뭐 한다고 하면 도와주시려 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공연도 저와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인사했다.
임재범은 17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규 8집 선공개곡 '인사'를 발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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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