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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박찬욱 감독이 신작 '어쩔수가없다'로 올해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특히 '어쩔수가없다'는 개봉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영화로는 13년 만에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고, 제63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선 국제 관객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누렸다.
연출을 맡은 박 감독은 "오랫동안 준비한 작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게 돼 감개무량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해왔는데, 제가 개막작으로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나 올해는 30주년이지 않나. 관객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떨리는 마음을 안고 참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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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25년간 헌신한 제지 공장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된 후 재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 만수를 연기했다. 그는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만수는 아주 개성이 강하거나 특별한 캐릭터는 아니다. 평범한 인물인데, 그런 인물이 큰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서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극단적인 결정을 내린다"며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고민했고, 이걸 설득력 있게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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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은 영화 '협상' 이후 7년 만에 '어쩔수가없다'로 스크린에 복귀해 관객들의 반가움을 더하기도 했다. 그는 "7년 만에 돌아왔는데, 제가 배우로서 오랫동안 영화 작업을 할 수 있을지 불안함을 느꼈다. 영화계가 현실적으로 많이 어려워지지 않았나. 그러나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찬욱 감독님 같은 감독님들이 작품을 더 많이 만들어주셔야 한다. 저 역시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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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은 "아름다운 날씨, 아름다운 작품에 아름답지 못한 취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 어쩔 수가 없었다(웃음). 감독님이 저를 선출 역으로 선출해 주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작품의 매력포인트에 대해 "분명 베니스에서 영화를 봤을 때는 웃었는데, 다시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 마지막 끝나갈 때쯤 만두가 될 정도로 울었는데 참 희한하다. 같은 작품인데 어떻게 한 번은 그렇게 웃고 한 번은 울 수 있는지 신기하다. 이게 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다. 두 번 세 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 부부 호흡을 맞춘 이성민과 염혜란도 작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이성민은 "박 감독님이 연출하신 영화 중에 가장 큰 흥행 성적을 거두었으면 좋겠고, 제가 출연한 영화 중에 제일 잘 됐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염혜란은 "영화를 세 번 관람했는데,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다"며 "관객 분들이 감독님이 미장센 속에 숨겨놓은 의도를 발견하시고, 작품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글을 남겨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이날 열리는 개막식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