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유묵·소원화개첩 어디에…풀리지 않는 국가유산 '도난'

기사입력 2025-10-12 08:36

보물 '안중근의사 유묵 - 치악의악식자부족여의'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유산청 누리집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난 사실이 의심돼 신고한 국가유산 상당수가 10년 넘도록 회수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국가유산 도난 미회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가유산 도난 신고를 한 지 10년 이상 지났으나 현재까지 회수되지 않은 사례는 총 553건이었다.

1986년부터 2015년까지 신고된 피해 사례 가운데 여전히 행방을 찾지 못했거나 원래 소유자나 관리자에 돌려보내지 못한 경우를 모두 합친 수치다.

유형별로 보면 국보가 1건이었고 보물은 10건에 달했다.

국가민속문화유산 5건, 천연기념물 2건, 국가등록문화유산과 사적 각 1건 등을 포함하면 도난 신고 이후 아직 회수하지 못한 국가지정유산은 총 20건으로 확인됐다.

그중 하나가 독립운동가 안중근(1879∼1910) 의사의 글씨다.

안 의사가 생전에 남긴 '치악의악식자부족여의'(恥惡衣惡食者不足與議) 유묵은 홍익대를 설립한 이도영(1913∼1973)이 청와대에 기증했다고 알려져 있다. 유묵은 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을 뜻한다.

유묵은 가로 31㎝, 세로 130.5㎝ 크기로 '허름한 옷과 거친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함께 도를 논할 수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1972년 보물로 지정됐고 4년 뒤인 1976년 청와대로 소유자가 변경됐다.

국가유산청은 2011년 한 방송사의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유묵의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내용이 알려진 이후 누리집을 통해 '도난 국가유산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위로 실종됐는지 파악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미회수 상태다.

국보 '소원화개첩'(小苑花開帖) 역시 2001년 이후 지금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다.

소원화개첩은 조선시대 명필가이자 세종(재위 1418∼1450)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1418∼1453)의 글씨로, 국내에서 발견된 안평대군의 유일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은 "안평대군은 죽은 뒤 글씨가 불태워져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비문이나 글씨 교본, 그리고 일본에 있는 '몽유도원도' 발문과 '소원화개첩'뿐"이라고 설명한다.

소원화개첩에는 총 56자가 담겨 있으며 1987년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국보로 지정됐다.

서울 인사동에서 화랑을 운영했던 한 고미술 수집가가 소장했던 이 유물은 2001년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해외 유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010년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를 통해 국제 수배하기도 했으나, 지금까지 그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임오경 의원은 "(국가유산청) 사범단속반의 수사 역량 강화, 전문 인력 보완 등을 비롯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yes@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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