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김향기 "제주어 일대일 과외하며 연습..외국어라 생각하고 접근"('한란')

기사입력 2025-11-18 16:22


[인터뷰③] 김향기 "제주어 일대일 과외하며 연습..외국어라 생각하고 접…
사진=트리플픽쳐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향기(25)가 "제주어 연기 외국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김향기가 18일 오후 휴먼 영화 '한란'(하명미 감독, 웬에버스튜디오·언제라도 제작) 인터뷰에서 제주 해녀로 딸 강해생(김민채)을 위해 어떠한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강인한 어머니 고아진을 연기한 소회를 전했다.

김향기는 "'한란'은 4.3 사건을 다룬 작품인데 부끄럽지만 나도 작품을 만나기 전에는 잘 몰랐던 사건이었다. 오히려 '한란'을 하면서 자세하게 배우게 된 것 같다. 준비 과정에서 하명미 감독이 알려준 정보도 있었고 실제로 제주도에 가서 다크 투어를 하면서 사건을 배우게 된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 감정적으로 훅 들어왔던 부분은 4.3 연구소에서 나온 책이었다. 그 책에 당시 여성들의 증언집이 담겨 있는데 그걸 읽으면서 너무 괴로웠다. 우리 작품 자체가 사건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도 있지만 그 안의 사람들 시점으로 가는 부분도 상당하다. 감정적으로 닿을 수 있는 지점이 많다. 보통 역사를 배울 때 사건으로 많이 배우지 않나? 그런데 그 안에 있는 그 시대의 사람으로서 다가가다 보니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제주어도 감수자 분과 일대일 과외 하듯 준비했다. 연습하는 시기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캐셔로' 촬영을 같이 하고 있었는데 현장을 이동할 때도 제주어 대사 녹음본을 들으면서 최대한 숙지하려고 했다. 막상 현장에서 제주어 억양을 따라하다 보니 정작 아진의 감정이 잘 안 섞이는 느낌이었다. 억양에 집중하다 보니 스스로 입에 안 붙어 감 잡기 어렵고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꿔 제주어 사투리로 접근을 안하고 제2외국어처럼 접근하려고 했고 그 방법으로 바꾼 뒤 감정이 잘 섞이는 걸 경험하게 됐다. 생각이 바뀌면서 제주어가 편안하게 느껴졌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부담에 대해서도 "부담이 되긴 했다. 하지만 그 부담이 배우로서 당연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주어진 일이라 생각하고 감당해야 하는 몫인 것 같다. 이 인물을 잘 표현해야 하는 숙명이 있는데 너무 부담을 안고 생각하면 막히는 지점이 많이 생긴다. 부담감을 안고 연기를 하면 만족할 수 없는 연기가 나올 때가 많아서 되도록 현장에서는 그 순간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한란'은 1948년 제주를 배경으로, 살아남기 위해 산과 바다를 건넌 모녀의 강인한 생존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김향기, 김민채, 황정남, 김원준, 최승준, 김다흰, 강채영, 강명주 등이 출연했고 '그녀의 취미생활'의 하명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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