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몸의 취약성에 대해서…'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

기사입력 2026-01-0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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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에 대한 통념 부수기…'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 = 디디에 에리봉 지음. 이상길 옮김.

부모님의 삶이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하길 바라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노화와 죽음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저자는 평생 이성을 붙들고 살았지만, 순식간에 함몰되는 순간을 경험했다.

어느 날 어머니 집을 방문해 문을 열어 달라고 초인종을 눌렀으나 '그래, 5분만'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30분이 흘러도 문이 열리지 않자, 저자는 응급구조대에 전화했고,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어머니는 맨바닥에 쓰러져 알몸으로 누워있었다. 어머니가 문을 열기 위해 걷다가 넘어져 다시 일어나지 못한 것이다.

요양원 얘기를 저자가 꺼냈으나 가족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가족 대부분이 늙고 병약한 어머니를 산속에 버리는 내용을 담은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현대판 버전이 요양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어머니를 혼자 살게 놔둘 수는 없는 노릇. 결국 어렵사리 요양원을 구했으나 어머니의 심신은 요양원에서 더욱 악화했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책은 노동계급이었던 어머니 대한 사회적 전기이자 어머니를 그리는 개인적 일기다. 저자는 '프랑스 노동계급 여성의 전형적 일생'에 관한 사회학적 논의를 거쳐 다시 '노년'과 '노인'이라는 사회적 범주, 나아가 늙음과 장애를 숙명적으로 겪는 인간 주체의 취약성과 연대에 관한 이론적 성찰로 이야기를 확장해간다.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에세이이기에 마음을 후벼파는 드센 문장들이 많다. "어머니의 '병'은 노화라 불렸고, 요양원은 그녀의 '감옥'일 것이었다"와 같은 문장들이 그렇다.

문학과지성사. 366쪽.

▲ 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 딘 스피어스·마이클 제루소 지음. 노승영 옮김.

인구밀도와 환경 오염은 정비례할까. 즉 인구가 줄면 환경오염도 줄어들까. 대체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다. 인구가 줄면, 자가용이 한 대라도 더 줄고 일회용 제품 사용도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과 교수들인 저자들은 꼭 그런 건 아니라고 말한다.

2013년 중국은 최악의 스모그 사태를 겪었다. 이후 10년간 인구는 5천만명이 증가했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절반으로 줄었다. 다른 나라 사례를 찾아봐도 인구밀도와 공기 오염의 상관관계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싱가포르의 인구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공기오염도는 낮았고, 니제르는 인구 밀도가 낮지만 공기 오염 수준은 높았다.

저자들은 이처럼 인구에 대한 통념을 바로 잡고, 인구를 통해 작금의 세상을 해설한다.

출생률 저하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바로잡는다.

책에 따르면 임금 격차와 출생률, 가정 내 공정성과 출생률, 여성의 사회 진출과 출생률, 복지 수준과 출생률 등의 통계에선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

유일하게 나타나는 상관관계는 평등 수준이 높은 곳일수록 사람들이 더 많은 자녀를 낳는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억압하고 사회의 공정성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는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암시한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웅진지식하우스. 404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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