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이 월드컵의 새 역사를 썼다.
방탄소년단은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하프타임 쇼 무대에 올랐다.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성사된 결승전 공식 하프타임 공연으로, 방탄소년단은 마돈나, 샤키라, 저스틴 비버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과 함께 공동 헤드라이너로 참여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붉은악마를 연상시키는 포인트 의상을 입고 등장해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를 열창했다. 특히 '킥 더 볼/어 게임 오브 풋볼' 등 축구의 역동성과 결승전의 의미를 살린 센스 있는 가사 개사로 눈길을 끌었다. 또 콜드레이, 샤키라, 저스틴 비버, 캐릭터 세서미 스트리트, 머펫, 뉴욕 스탠튼아일랜드 공립학교 PS 22 합창단과 함께 콜드플레이가 이번 월드컵을 위해 쓴 '위 댄스' 합동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국제 시민운동 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제작을 맡아 'FIFA 글로벌 시티즌 교육 기금'의 취지를 알리는 선한 영향력도 함께 발휘했다. 방탄소년단은 "월드컵은 어려서부터 즐겨보던 경기였는데 결승전 첫 하프타임 쇼에 서게 돼 영광이다. 멋진 아티스트, 아이들과 함께 사랑을 외치며 좋은 취지의 공연을 해 기쁘고 마치 꿈을 꾼 기분이다. 전 세계 아미(공식 팬덤명)의 영향력 덕분에 이 무대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려한 출연진과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축구 현장의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FIFA가 미국 '슈퍼볼'을 벤치마킹해 무리하게 미국식 쇼비즈니스를 이식하려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가장 큰 지적은 짧은 시간 대비 지나치게 많은 아티스트가 몰려 발생한 산만함과, 라이브 특유의 생동감 부족이었다. 사전 녹화 영상을 틀어준 듯한 어색한 연출로 인해 경기장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영국 BBC 해설위원으로 나선 잉글랜드 축구 전설 웨인 루니는 강한 어조로 독설을 날렸다. 루니는 "무대에 선 가수들은 평소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지만, 공연 자체는 솔직히 쓰레기 같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팽팽하게 맞선 결승전 전반전이 끝난 후 후반전 몰입도가 중요한 시점에서, 어수선한 엔터테인먼트 쇼가 경기의 긴장감과 집중도를 깨뜨리고 축구 본연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것이 축구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프타임 쇼를 둘러싼 축구계의 논란과 별개로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흥행세는 흔들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월드투어 '아리랑' 유럽 공연을 마친 이들은 스페인, 벨기에, 영국, 독일, 프랑스 등 5개 도시 10회 공연을 통해 71만 7000여 관객을 동원했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8월 1일과 2일 미국 뉴욕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북미 투어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