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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티라노사우루스가 돼서 고함 지르면서 초원 뛰고 싶다."(인스타그램 이용자 'ay.***')
"어제 옆집 사는 공룡이 너는 왜 인사 안 하냐고 나한테 뭐라 하더라."(인스타그램 이용자 'you***')
공룡이 마치 지금도 살고 있는 듯한 내용의 다양한 영상과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에는 힘든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하는 유머와 판타지가 탑재돼 많게는 수백만회 조회수로 이어지고 있다.
팔로워 3만명을 거느린 인스타그램 이용자 '공룡밈'(@dinosaurs.meme)은 이름처럼 공룡 밈 확산의 선두 주자다.
공룡밈이 지난 4월 게시해 '좋아요' 8만5천개를 받은 게시물은 모의고사, 출근, 학점 등 현실에서 해야 하는 일을 나열한 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 꿈꿨니? 오늘 사냥 안 갈 거야?'라는 말을 붙인다. 마치 현실은 꿈이고 사실은 모두가 공룡이니 정신 차리라고 한다.
이 게시물이 인기를 끌면서 엑스(X·구 트위터) 이용자 '285***'가 원본을 살짝 변형해 올린 게시물도 370만 조회수와 리포스트 2만9천회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끔찍한 꿈을 30년 동안 꿨다. 깨워줘서 고맙고 같이 사냥 가자"(엑스 이용자 'mi_***'), "정말 위로가 돼서 사진을 저장했다"('bok***')·"취직 준비할 바에야 초식공룡으로 태어나 풀을 뜯고 싶다"('eun***') 등 댓글을 달며 호응했다.
'재회 주파수', '돈 들어오는 주파수' 등 듣기만 해도 복이 들어온다는 '주파수 영상'을 비튼 '공룡 되는 주파수'도 등장했다. 듣기만 해도 공룡이 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뻔뻔함이 재미의 핵심이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요즘공룡'(@dinooo.zip)은 지난 9월 '티라노 되는 주파수'를 게시해 조회수 204만회와 '좋아요' 6만 회를 얻었다.
누리꾼들도 천연덕스럽게 맞장구를 친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soy***'는 "우리 집 고양이한테 들려줬더니 티라노사우루스가 됐다"며 "집을 다 부수는데 어떡하냐"고 댓글을 썼다.
"제 친구가 트리케라톱스 되고 싶다는데 방법이 없을까요"('oce***')·"정말 티라노사우루스가 되고 싶은데 효과가 없어 속상하다"('m.h***') 등의 반응도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인스타그램 이용자 '박?'(@juwon.jpg)은 지난 8월 '우연히 공룡 만났을 때 예의 차리는 법'이라는 영상을 올려 조회수 116만회, '좋아요' 6만7천개를 기록했다.
파워포인트로 대충 만든 듯한 조악한 품질의 영상과 함께 '공룡은 매우 커서 인사를 해도 못 알아듣고 인간이 예의 없다고 착각할 수 있다. 힘껏 점프해서 말을 걸어야 한다'고 안내하는 게 웃음 포인트다.
누리꾼들은 마치 어제 공룡을 만난 듯 "그래도 의외로 공룡이 인간을 공격한 사례는 없는 착한 생물이다"('h.e***'), "덕분에 오해받지 않았다. 감사하다"('xon***'), "사회초년생들이 은근 이 예절을 모르던데 알려줘서 고맙다"('iam***') 등 동조했다.
앞서 국립중앙과학관은 지난 6월 1일 세계 공룡의 날을 맞아 '공룡덕후박람회'를 열고 현장 관람객의 투표를 받아 '제1회 공통령 선거'를 진행했다.
선거 결과 1천25명의 표를 받아 21.3%의 지지율을 기록한 공룡보안전선당의 티라노사우루스가 초대 공통령으로 선정됐다. 2위는 지지율 17.1%의 생명복지연합당의 브라키오사우루스.
"티라노 각하의 당선을 축하합니다"(인스타그램 이용자 'cha***')·"역시 초대 대통령은 근본 있는 티라노사우루스"('tok***')·"초식공룡 단일화만 했어도"('swe***')·"스테고사우루스 지지했는데 티라노 독재 시작이다"('hye***') 등 재미있는 '선거 후기'가 달렸다.
창원로봇랜드 내 공룡월드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창원 공룡월드'(@changwon_dinoworld)는 공룡을 이용한 숏폼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월 게시돼 약 37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일하고 싶어요… 창원 공룡월드 많이 놀러 와주세요'에서는 트리케라톱스 '창룡이'가 직원에게 '사람이 없을 때 뭐라도 하라'며 구박을 받자 청소를 하고 기념품 매대를 운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여기에 달린 댓글 "티라노사우루스였으면 저렇게 화도 못 낼 거다. 트리케라톱스는 초식이라고 우습게 보고 혼낸다니, 공룡 차별하나"('roc***')에는 약 3만5천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노룡청에 신고했다. 풀은 먹여주고 일 시키나"(인스타그램 이용자 'can***')·"기죽지 마 넌 최고의 공룡이야"(인스타그램 이용자 'hxz***') 등의 반응도 있었다.
공룡 캐릭터 상품도 인기다.
조구만 스튜디오(@joguman.studio)가 제작한 '브라키오'는 브라키오사우루스를 모티브로 제작된 캐릭터다. 1억6천만년 전에 살던 공룡들이 알 수 없는 폭발로 2005년 서울 한복판에 떨어졌다는 설정이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약 25만 명을 거느리고 있고, 지난달 '브라키오'가 마룻바닥에 누워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올리자 '좋아요' 약 3만개가 달렸다.
youknow@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