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이탈리아)=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함박눈이 쏟아진 하프파이프, 그 위에 쓰러졌던 소녀는 이제 설상 종목 최고의 스타로 올라섰다.
13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눈이 펑펑 내렸다. 미끄러지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7번째로 연기를 펼친 최가온은 힘차게 출발했다. 스위치백나인을 깔끔하게 성공시킨 최가온은 캡텐을 시도하다 걸려 넘어졌다. 한동안 쓰러져 있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다행히 일어나 스스로 파이프를 내려왔다.
모두의 걱정이 최가온의 몸상태에 쏠렸다. 두 번째 시도를 앞두고 DNS(Did not start)가 뜨며, 모두가 최가온의 도전이 더 이상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투혼을 발휘하며 경기에 출전했다. 충격이 남아 있는 듯 했다. 최가온은 스위치백사이드나인을 시도하다 넘어졌다. 결국 1차 시기의 점수를 넘지 못하며 10.00점에 머물렀다. 순위는 11위까지 추락했다.
3차 시기만을 남겨뒀다. 하프파이프는 합계가 아닌 3번의 시기 중 가장 높은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최가온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다. 최가온은 결연했다. 앞에 두 번의 시기는 상관없었다. 최가온은 스위치백나인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캡세븐에 이어 프런트나인, 백나인, 백세븐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최가온은 연기 후 눈물을 흘리며 점수를 지켜봤다. 점수는 무려 90.25점이었다. 가장 높은 점수를 준 프랑스 심판의 91점과 최하점을 매긴 슬로베니아 심판의 90점을 뺀 점수였다. 한국 관계자들 사이에 환호가 쏟아졌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가운데 만들어낸 기적의 런이었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며 최가온은 한국 설상 역사를 뒤바꿨다. 최가온의 금메달로 한국은 앞으로 설상 종목의 미래 또한 더 기대감이 커지게 됐다. 그리고 그 기대감의 선봉에 최가온이 설 예정이다.
밀라노(이탈리아)=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