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환 포항 사장의 '무모한 도전'

최종수정 2013-01-24 08:10
포항
◇장성환 포항 스틸러스 사장은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구단이 더욱 지역 친화적 구단으로 거듭나는 것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18일 황선홍 포항 감독과 신광훈이 포항 시내 한 어린이집을 찾아 진행한 시즌권 전달 이벤트 '포항 익스프레스'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올 시즌 관중 목표? 50만명을 끌어 들이는 겁니다."

장성환 포항 스틸러스 사장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호기가 아니었다. 그의 말에서는 힘과 진정성이 묻어났다.

주변에서는 이런 장 사장의 발언을 '무모한 도전' 쯤으로 치부한다. 속을 들여다보면 그럴 만하다. 지난 시즌 포항이 세운 홈 22경기 관중 총 입장 기록은 19만3682명, 경기당 평균 8804명이었다. 2012년 K-리그에서 FC서울과 수원 삼성, 전북 현대에 이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수치만 볼 때는 구단 차원의 노력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처럼 보인다. 그러나 1만8960개의 좌석 뿐인 포항 스틸야드에서 입석표까지 팔아도 채울 수 있는 관중 수는 2만5000명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13회, 스플릿 7회 등 총 20회에 불과한 정규리그 홈 경기 숫자를 감안하면 매 경기 매진이 돼야 이뤄낼 수 있다. 포항시 인구가 53만이라는 점까지 생각해보면, 포항 시민 대부분이 올 시즌 경기장을 한 차례씩 찾아야 50만 관중 달성이 가능하다. 인구 1000만이 넘는 서울을 연고로 하는 FC서울이 2년 연속 50만 관중 돌파(2010~2011년) 기록을 쓴 적은 있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의 관중 수는 45만명에 그쳤다. 가장 많은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원 삼성도 지난해 50만명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 두 도시 모두 인구규모에서 포항과 2배(수원), 많게는 20배(서울) 차이가 난다. 더구나 올 시즌의 포항은 흥행 악재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모기업 포스코의 재정압박으로 구단 및 선수단 운영 모두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가 빠듯한 형편이다. 흥행몰이를 할 스타급 선수를 데려오기도 힘들다. 때문에 모두 장 사장의 목표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장 사장도 현실을 인정한다. "굳이 50만이 이뤄지지 않아도 좋다." 그렇다면 왜 50만 관중 달성이라는 목표를 강조하는 것일까. "꿈이라는 것은 높게 잡아야 이룰 수 있는 법이다. 50만의 60%만 달성해도 30만 관중이다. 지난해보다 많은 수치다. 목표 달성은 못했지만 지난해보다 발전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장 사장은 "포항이라는 지역적인 한계가 있지만, 이것을 극복해내면서 목표를 이뤄내는게 진정한 지역밀착형 구단"이라면서 "포항 시민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포항에서 열린 프로야구 입장권이 예매 개시 16분 만에 매진됐다. 포항이 축구도시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부럽더라"면서 "프로야구 등 타 종목에서 배울 것은 배우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에게 2013년은 뜻 깊은 해다. 창단 40주년을 맞는다. '우승'으로 화룡점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우승은 필요없다. 보다 많은 관중을 모으는 팀이 되고 싶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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