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제주 서귀포에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 클럽하우스 연습장. 평소 점잖던 박경훈 감독의 목소리가 연습장에 울려퍼졌다. 전날 대전과 치열한 연습경기를 치러 가벼운 회복훈련을 예상했지만, 훈련의 강도는 생각보다 높았다. 훈련을 진행하는 코치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선수들은 연신 거친 숨을 내쉬었다.
제주의 훈련 컨셉트는 실전이다. 평소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축구를 선호하는 박 감독은 훈련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5대5부터 시작해 점점 숫자를 늘리며 패싱게임을 지시했다. 패싱게임도 원터치, 투터치, 월패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미는 11대11 게임이다. 조끼를 입은 팀은 주전급 공격수들이, 그렇지 않은 팀은 주전급 수비수들이 포진됐다. 실전을 방불케하는 훈련이 계속됐다. 박 감독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 나오면 경기를 멈추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은 사이드에서 상대의 압박을 풀어 공격으로 전개하는 상황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새롭게 영입된 브라질출신의 외국인선수 아지송과 페드로에게 볼이 몰렸다. 100%상태 몸상태는 아니었지만 브라질선수 특유의 트래핑과 센스로 압박을 벗어났다. 최전방에 포진한 박기동은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보조했다. 순간순간 감각적인 패스를 선보였다. 박 감독은 잘했을때 "굿!" "나이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날 연습 경기의 피로를 감안해 2시간 뒤 마무리됐다. 송진형은 "이제 어느정도 적응이 됐다. 1년을 넘게 발을 맞춘 선수들과 패싱게임을 하다보니 잘 맞는다"며 웃었다. 새롭게 영입된 박기동도 "처음에는 따라가기 힘들었는데 이제 조금씩 적응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박 감독은 "체력훈련만 따로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실전을 통해서 꾸준히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전보다 더 좋은 훈련은 없다"고 했다.
31일부터 2월 14일까지 예정된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도 실전의 연속이다. 4개의 팀과 8번의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다. 연습경기를 하고, 다음날 회복훈련을 하고, 다시 연습경기를 하는 순서로 일정이 진행되게 된다.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90분 경기가 아닌 100분 경기를 고려하고 있다. 박 감독은 "숨이 끝까지 차오르면 그게 진짜 체력이 된다. 러닝보다는 경기를 통해서 이를 경험하면 정식 시합에서 한발자국 더 뛸 수 있는 힘이 된다. 100분 경기를 생각하고 있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제주는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다음시즌 펼칠 전술의 큰 틀을 가다듬는다는 계획이다. 2013년 K-리그 클래식 3위와 FA컵 우승을 노리는 제주의 단꿈이 여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