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 축구가 지배할까, 수비 축구의 시대가 다시 도래할까.
2011년 전북이 몰고 온 '닥공(닥치고 공격)'의 충격은 컸다. 지난해는 또 달랐다. 서울은 안정에 바탕을 둔 공격 전개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4-3-3 시스템에서 미드필더 한 명은 포백 바로 앞에서 상대의 예봉을 차단했다. 공수밸런스 유지를 철저하게 지향한 전술이었다. 성남으로 말을 갈아탄 안익수 감독이 부산에서 꺼내든 '질식수비'도 시대의 한 흐름이었다.
상대에 따라 전술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기본 시스템은 있다. 클래식 14개 구단 가운데 10개팀이 공격 축구를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디펜딩챔피언 서울은 4-3-3에서의 탈출을 그리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4-4-2와 3-4-3 등 다양한 시스템을 연마 중이다. 투톱은 윤일록의 영입으로 탄력을 받았다. 측면 자원이 풍부해졌다. 몰리나와 에스쿠데로 중 한 명이 상황에 따라 데얀의 투톱 파트너로 등장한다. 스리백에 대해서도 철학이 있었다. 최 감독은 스리백은 더 이상 수비형 전술이 아니라고 했다. 스리백은 수세시 5명이 수비에 포진할 수 있다. 최 감독은 7명이 적진 파괴에 무게를 두는 업그레이드된 공격 축구를 구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겨울이적시장의 '큰 손' 전북은 지나친 '닥공'을 경계하고 있다. 교훈에서 출발한다. 전북은 지난해 수비라인에서 균열이 생기며 무관에 그쳤다. 진용이 한층 두터워진 만큼 '닥공'과 더불어 '닥수(닥치고 수비)'도 팀에 이식한다는 것이 파비오 감독의 복안이다.
외국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포항은 측면과 활발한 2선 침투로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서정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수원은 '응답하라 1999'를 꺼내든다. 서 감독이 현역으로 뛰던 당시 수원은 정규리그, 슈퍼컵, 아디다스컵, 대한화재컵의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축구연맹이 주최한 모든 대회를 석권했다. 최강 공격력을 자랑했다. 서 감독은 "투톱 형태의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양쪽 측면 수비수들도 공격적으로 나오면 상대도 쉽게 나오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철퇴축구' 울산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중앙수비수 곽태휘 이재성이 떠났다. 수비형 미드필더 에스티벤도 이적했다. 수비라인의 무게감은 떨어졌다. 그 공백을 공격력으로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하피냐-까이끼-호베르토, '브라질 커넥션'으로 공격진이 구성됐다. 김신욱도 건재하고, 이근호의 자리는 한상운이 메운다. 기업구단 중 지난해 그룹B로 떨어진 성남, 전남 등도 공격 축구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율배반'은 존재, 수비축구가 모범답안
사실 각 팀의 전술은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이율배반'이 존재한다. 시즌 직전 대부분의 사령탑들의 출사표는 '공격 축구'다. 그러나 실상은 늘 달랐다. 지난해의 경우 시즌 초반 수비 축구가 득세하면서 흥미가 반감됐다.
토양은 더 험난해졌다. 1, 2부리그 승강제 원년이다. 클래식에는 '스플릿 시스템(split system)'도 재도입된다. 14개팀이 26경기를 치른 뒤 상위 7개팀과 하위 7개팀으로 나뉘어진다. 두 개의 리그로 분리된다. 1~7위와 8~14위팀간에 홈앤드어웨이로 12경기를 더 치른다. 그룹 B의 13, 14위는 2부로 강등되고, 12위는 2부 리그 1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따라서 2부 강등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그룹A에 살아남아야 한다.
전력층이 얇은 시도민구단의 경우 '도박'을 할 수 없다. 수비 전술이 곧 실리축구다. 경남, 대구, 대전, 강원은 선수비-후역습으로 서바이벌 경쟁에 돌입한다. 지난해 시도민구가운데 유일하게 그룹A에 생존한 최진한 경남 감독은 "작년보다 올해가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하위리그로 떨어진 팀들이 독기를 품고 있다. 추구하는 스타일은 작년과 비슷할 것이다.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펼 것이다. 빠른 공격과 조직력, 역습에 의한 득점이 우리 팀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김학범 강원 감독도 "현실적으로 강팀을 상대로 공격 축구를 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 최대한 조직력을 잘 다듬어 기회를 노리는 전술을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 경기의 질을 떠나 성적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팀들도 상황에 따라 실리 축구를 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말은 공격이지만 현실은 수비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