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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축구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고베 아이낙을 일본 최고의 인기 구단으로 만든 재일교포 2세 문홍선 아스코 홀딩스 회장(61)이 내놓은 답은 간단했다. 도전정신이다. 스스로 가치를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일본 여자 축구와 고베가 인기를 얻었던 것은 아니다. 문 회장은 "일본 여자 축구도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 진입 뒤 붐이 일어난 뒤 팀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가 경영난으로 속속 해체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홈 경기 한 번을 하는데 1000만엔(약 1억1000만원)씩 썼다"고 고백했다. 고베 홈 경기를 알리기 위해 지역 TV와 신문 광고에 돈을 쏟아붓고, 상가 번영회 등을 찾아 후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살아남기 위해 '입장권 유료화'도 실시했다. 모두가 도박이라고 했다. 첫 경기 관중은 고작 600명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에는 1400명의 관중이 고베의 경기를 지켜봤다. 일본이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뒤 고베에서 배출한 대표 선수들이 스타가 된 것은 관중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지난해 고베 평균 홈 관중은 6000여명까지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문 회장은 "처음부터 5000~1만명이나 되는 관중은 오지 않는다. 구단 및 경기 관계자를 제외하고 500~600명만 입장해도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전이 필요하다. 남자 축구는 빠르지만 여자 축구는 아기자기하다. 여자 축구가 왜 재미있는지를 어필해야 한다"고 했다.
문 회장은 WK-리그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방한해 WK-리그 현장을 누비며 얻은 결론이다. 그는 "일본도 아테네올림픽으로 타오른 열기를 살리지 못했던 경험을 교훈삼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WK-리그 팀 숫자는 충분하다. 팀과 여자연맹이 머리를 맞대고 발전 방안을 찾으면 답은 나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WK-리그 2연패를 달성한 뒤 한중일 친선 교류전에 참가한 고양 대교를 두고 "대교가 한국의 고베 같은 팀이 됐으면 한다. 고베가 일본 나데시코리그의 롤모델이 된 것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문 회장은 고베 만으로도 이미 일본 여자 축구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왜 그는 WK-리그의 발전을 그토록 바라는 걸까. "나는 한국사람이다. 한국이 잘 되야 나도 잘 되는 것이다. 한국 여자 축구가 존재하는 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 생존을 고민하는 WK-리그에게 문 회장은 든든한 지원군이자 훌륭한 롤모델이다.
고베(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