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구단주 "WK-리그, 도전해야 살아남는다"

기사입력 2013-02-28 08:45


◇고베 아이낙 구단주인 문홍선 아스코 홀딩스 회장은 도전정신이 WK-리그를 살리는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27일 일본 효고현 고베 산노미야의 한 식당에서 문 회장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베(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한국 여자 축구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WK-리그 명가 중 한 팀인 충남 일화가 해체됐다. 수원시설관리공단(수원FMC)는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의 희생양이 될 뻔 했다가 구사일생 했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일화와 수원FMC 같은 문제는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다"고 탄식하고 있다. 일부 기업 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연습구장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과 박봉 속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움직일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남자 축구와 천지차이인 여자 축구의 서글픈 현실이다.

고베 아이낙을 일본 최고의 인기 구단으로 만든 재일교포 2세 문홍선 아스코 홀딩스 회장(61)이 내놓은 답은 간단했다. 도전정신이다. 스스로 가치를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일본 여자 축구와 고베가 인기를 얻었던 것은 아니다. 문 회장은 "일본 여자 축구도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 진입 뒤 붐이 일어난 뒤 팀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가 경영난으로 속속 해체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홈 경기 한 번을 하는데 1000만엔(약 1억1000만원)씩 썼다"고 고백했다. 고베 홈 경기를 알리기 위해 지역 TV와 신문 광고에 돈을 쏟아붓고, 상가 번영회 등을 찾아 후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살아남기 위해 '입장권 유료화'도 실시했다. 모두가 도박이라고 했다. 첫 경기 관중은 고작 600명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에는 1400명의 관중이 고베의 경기를 지켜봤다. 일본이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뒤 고베에서 배출한 대표 선수들이 스타가 된 것은 관중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지난해 고베 평균 홈 관중은 6000여명까지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문 회장은 "처음부터 5000~1만명이나 되는 관중은 오지 않는다. 구단 및 경기 관계자를 제외하고 500~600명만 입장해도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전이 필요하다. 남자 축구는 빠르지만 여자 축구는 아기자기하다. 여자 축구가 왜 재미있는지를 어필해야 한다"고 했다.

문 회장은 WK-리그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방한해 WK-리그 현장을 누비며 얻은 결론이다. 그는 "일본도 아테네올림픽으로 타오른 열기를 살리지 못했던 경험을 교훈삼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WK-리그 팀 숫자는 충분하다. 팀과 여자연맹이 머리를 맞대고 발전 방안을 찾으면 답은 나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WK-리그 2연패를 달성한 뒤 한중일 친선 교류전에 참가한 고양 대교를 두고 "대교가 한국의 고베 같은 팀이 됐으면 한다. 고베가 일본 나데시코리그의 롤모델이 된 것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문 회장은 고베 만으로도 이미 일본 여자 축구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왜 그는 WK-리그의 발전을 그토록 바라는 걸까. "나는 한국사람이다. 한국이 잘 되야 나도 잘 되는 것이다. 한국 여자 축구가 존재하는 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 생존을 고민하는 WK-리그에게 문 회장은 든든한 지원군이자 훌륭한 롤모델이다.
고베(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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