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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의 중거리 슈팅이 바운드 돼 상대 골키퍼로 향했을 때, 모두가 정지된 화면처럼 멈춰있는 동안 볼이 완전히 품에 안기지 않았음을 확인한 박지성이 끝가지 따라가던 모습, 그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는 경기였다. FA컵 MK돈스전에서 레드납 감독으로부터 수위 높은 공개 비판까지 받은 뒤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며, 본인의 축구 인생에서 38427번째 '위기설'과 마주하고 있었던 박지성은 이번 사우스햄튼전 선발 출격을 통해 그동안 묵묵히 준비해온 것들을 보여주었다. 1월 중순 토트넘전 풀타임 이후, 웨스트햄전 8분-맨시티전 1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던 그의 '한 맺힌' 플레이에는 결승골 도움, 그 이상의 값진 것들이 녹아있었다.
수비적 공헌도에 공격적인 활용도까지 증명.
'희망 고문'에서 '희망'으로. QPR 생존은 현재 진행 중.
겉만 놓고 봤을 때, 순위 뒤집기를 통한 1부 리그 잔류가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엉망진창이 돼버린 속이 문제였다. 중하위권 팀들을 상대로는 조금씩 위협을 가하기도 했던 타랍이라며 위안삼아야 할 때도 있었지만, 날이 갈수록 심해진 그의 개인기 경연은 상대 수비가 아닌 지켜보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재주가 있었고, QPR의 강등은 이미 '과거형'이 된 듯했다. 하지만 이번 사우스햄튼전의 내용과 결과가 절벽으로 떨어지던 QPR에 또다시 구원의 손길을 내민 건 아니었나 싶다. '희망 고문'과 같았던 승점 차가 3~4점대까지 좁혀져 '희망'으로 변했으니 말이다. 그들의 생존 문제도 아직은 '현재 진행 중'이다.
스완지-맨유전 2연패는 QPR 형편상 어쩌면 이미 예견된 패배였다. 하지만 앞으로 한 달간 만날 팀들은 다르다. 선더랜드-애스턴빌라-풀럼-위건전, 쉽게 볼 수는 없지만 이번 승리처럼 '팀플레이'가 근간이 된 경기 내용이라면 기적 같은 뒤집기가 현실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제발 한국인이면 박지성 응원합시다'까지는 아니라도 2군 경기 출전에 '굴욕'이라며, 아니면 이번 활약에 대해 '고작 한 경기'라며 부정적인 해석을 내놓기보다는 진심 어린 칭찬과 격려 한 마디는 어떨까. "모두가 지성을 의심했지만, 나는 절대 그러지 않았어요."라던 토니 페르난데스 QPR 구단주의 트위터 내용이 무척이나 깊게 와 닿는 때다.<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