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8일만의 도움' 이천수 "공격포인트 10개가 목표"

기사입력 2013-04-20 19:01



담담한 척했다. 크게 기쁨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미소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세 가지 기쁨이 공존한 날이었다.

'인천맨' 이천수(32)가 K-리그 클래식 복귀 이후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천수는 2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 교체 출전해 1도움을 기록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나온 천금같은 결승 도움이었다. 이천수가 한국 무대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2009년 5월 23일 성남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이후 1428일만이다. 이천수의 활약에 인천은 홈에서 전북을 상대로 3대1로 역전승을 거두며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를 마친 이천수는 "홈에서 첫 승을 하게돼 기쁘다. 감회가 새롭지만 담담하다. 기분이 좋은 건지 나쁜건지 너무 오랜만에 기록한 공격포인트라 잘 모르겠다"고 했다.

본인은 모른다고 했지만 표정에서 기쁨이 드러났다. 축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중 하나가 될 것 같다. 그는 "그동안 홈에서 승리가 없고 내가 출전하는 경기에서 승리가 없어서 감독님께 개인적으로 죄송했다. 내가 늦게 합류했고, 경기에 나설 때마다 승리가 없어서 재수가 없는 것일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오늘 승리로 고리가 풀린 것 같다"며 웃었다.

이천수가 밝힌대로 이번 승리에는 세 가지 의미가 공존하고 있다. 인천의 홈 첫 승, 국내 무대 복귀 후 첫 공격 포인트, 그리고 자신이 출전한 경기에서의 첫 승리다.

이천수는 첫 공격 포인트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전반에 동료들이 잘 뛰어줘서 후반에 전북 수비수들이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 내가 뛰어 들어가는 타이밍에 좋은 패스가 왔다"고 했다.

이천수는 1-1로 맞선 후반 왼쪽 측면을 돌파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효균에게 날카로운 땅볼 패스를 연결해 결승골을 도왔다. 예전같으면 직접 슈팅을 시도해볼만한 각도였다. 그러나 '욕심'을 버린 이천수는 동료를 먼저 봤다. 중요한 결승골로 연결됐다.

이천수는 "솔직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각도에서 한 번 접고 슈팅을 할 수 있었지만 각도상 문전에 있는 동료가 패스를 받으면 골 확률이 높아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상황이 오면 욕심을 버리고 동료를 도와야겠다고 계속 생각해왔다"면서 "예전같으면 욕심도 많았고 (슈팅을) 때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도움이 더욱 뜻깊었던 것은 아내 앞에서 만들어낸 공격포인트이기 때문이다. 2세 연하의 아내는 그동안 이천수의 경기를 집에서 TV로만 지켜봤다. 7월 출산을 앞두고 있어 경기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가 처음으로 경기장에 오자 이천수는 힘을 냈다. 그는 "본부석 맞은 편에 앉았다. 뛰가가 나는 봤다. 처음 경기장에 왔는데 내가 기분 좋은 패스를 넣었고 승리를 하게 돼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기쁘고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욕심'은 버렸다고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동료가 더 좋은 기회를 만들수 있는 상황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이천수는 "스피드는 처음보다 올라왔다. 감각적인 부분을 더 키워서 골 욕심을 내고 싶다"면서 "나는 득점왕을 하는 수준의 공격수는 아니다. 욕심이 과하면 안된다. 한국에서 뛰었을 때 K-리그 공격포인트를 보니 보통 한 시즌에 10개정도 했다. 전성기때의 모습이다. 그 정도 포인트를 하면 전성기 시절의 경기력을 되찾았다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정도만 욕심내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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