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담한 척했다. 크게 기쁨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미소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세 가지 기쁨이 공존한 날이었다.
본인은 모른다고 했지만 표정에서 기쁨이 드러났다. 축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중 하나가 될 것 같다. 그는 "그동안 홈에서 승리가 없고 내가 출전하는 경기에서 승리가 없어서 감독님께 개인적으로 죄송했다. 내가 늦게 합류했고, 경기에 나설 때마다 승리가 없어서 재수가 없는 것일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오늘 승리로 고리가 풀린 것 같다"며 웃었다.
이천수는 1-1로 맞선 후반 왼쪽 측면을 돌파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효균에게 날카로운 땅볼 패스를 연결해 결승골을 도왔다. 예전같으면 직접 슈팅을 시도해볼만한 각도였다. 그러나 '욕심'을 버린 이천수는 동료를 먼저 봤다. 중요한 결승골로 연결됐다.
이천수는 "솔직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각도에서 한 번 접고 슈팅을 할 수 있었지만 각도상 문전에 있는 동료가 패스를 받으면 골 확률이 높아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상황이 오면 욕심을 버리고 동료를 도와야겠다고 계속 생각해왔다"면서 "예전같으면 욕심도 많았고 (슈팅을) 때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도움이 더욱 뜻깊었던 것은 아내 앞에서 만들어낸 공격포인트이기 때문이다. 2세 연하의 아내는 그동안 이천수의 경기를 집에서 TV로만 지켜봤다. 7월 출산을 앞두고 있어 경기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가 처음으로 경기장에 오자 이천수는 힘을 냈다. 그는 "본부석 맞은 편에 앉았다. 뛰가가 나는 봤다. 처음 경기장에 왔는데 내가 기분 좋은 패스를 넣었고 승리를 하게 돼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기쁘고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욕심'은 버렸다고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동료가 더 좋은 기회를 만들수 있는 상황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이천수는 "스피드는 처음보다 올라왔다. 감각적인 부분을 더 키워서 골 욕심을 내고 싶다"면서 "나는 득점왕을 하는 수준의 공격수는 아니다. 욕심이 과하면 안된다. 한국에서 뛰었을 때 K-리그 공격포인트를 보니 보통 한 시즌에 10개정도 했다. 전성기때의 모습이다. 그 정도 포인트를 하면 전성기 시절의 경기력을 되찾았다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정도만 욕심내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