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이종원(24)은 올시즌 은퇴 뒤 성남으로 둥지를 옮긴 '베테랑' 김한윤의 그림자를 지워내고 있다. 김한윤이 버티던 지난 시즌에는 공격적인 플레이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이번 시즌 김한윤없이 박종우와 함께 허리를 책임지다보니 수비 역할이 늘었다. 그라운드에서 가장 치열한 곳에서 뛰면서 자연스럽게 터프해졌다.
하지만 과도한 터프함은 '독'이 됐다. 이종원은 올시즌 두 차례나 퇴장을 당했다. 지난달 13일 울산전과 28일 대전전에서 나란히 경고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고 부문에서도 1위에 이름이 올라있다. 8경기에서 5개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종원은 "대전전에서 후반 초반 상대 지역에서 파울했을 때 '아차' 싶었다. 가만히 서있어도 됐었는데 쓸데없는 파울을 범했다"고 했다.
이종원은 부담감이 컸다. 오른발목 염증으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시즌의 막이 올랐는데 몸 상태가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았다. 그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동계훈련 때 재활에 몰두하다보니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미안함이 컸다. 이종원은 "윤성효 부산 감독님께서 나를 믿어주시는데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 죄송하다.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윤 감독은 이종원에게 냉정함을 요구했다.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위험지역이 아닌 곳에서 불필요한 파울을 자제해야 한다. 영리함을 더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행착오가 계속되면, 자신감 결여로 이어진다. 이종원도 인정했다. 그는 "격렬한 중원에서 플레이하다보면 파울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불필요한 파울에 대해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주장 박용호의 격려는 자칫 의기소침해질 이종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종원은 "용호 선배께서 '열심히 하다보면 파울도 범할 수 있다. 괜찮다'고 격려해 주시더라. 다른 선수들도 나를 탓하지 않더라.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잦은 파울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도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종원이 '반칙왕'이란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선 '노련미'를 갖춰야 한다. 김한윤과 김남일(인천)의 플레이를 모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활동폭은 넓지 않지만,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플레이다. 영리한 이종원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