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일 두 살 연상의 일반인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날 결혼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개그맨 서경석의 재치있는 사회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주례가 어우러졌다. 일반인 신부를 배려해 비공개로 열리긴 했다. 그러나 초청된 하객들이 많았다. 이청용(볼턴) 임상협(부산) 등 축구계 동기와 선후배들이 참석했다. 박종우에 이어 유부남 대열에 합류하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박종우는 "너무 많이 와주셔서 인사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바빴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신랑 입장할 때 그제서야 결혼에 대한 실감이 나더라"고 전했다.
신혼여행은 아직 기약이 없다. 9월 '박종우 주니어'가 태어난다. 12월 시즌을 마친 뒤에는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병역특례에 따른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
책임감이 급상승했다. 결혼이 남편으로서, 선수로서의 책임감을 한층 더 키웠다. 그는 "결혼하긴 빠른 나이지만, 이제 가정을 이끌어가야하니 더 강한 책임감이 부여된다"고 밝혔다. 또 "결혼으로 장점이 더 많이 생긴 것 같다. 마음이 안정된다. 힘든 일과 슬픈 일이 있을 때 동반자가 있으니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새신랑은 이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선수로 돌아온다. 경기에 집중해야 할 때다. 25일 잘나가는 인천을 상대해야 한다. 몸 상태는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주간 결혼 준비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박종우는 자신의 롤모델인 김남일과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그러나 김남일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올시즌 첫 '진공청소기'의 충돌은 무산됐다. 그는 "김남일 선배와 부딪혀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K-리그 무대에서 붙지 못한 아쉬움은 대표팀에서 풀 수 있다. 박종우와 김남일은 나란히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세 경기를 치를 태극전사로 발탁됐다. 선의의 주전경쟁을 통해 자존심 대결을 펼칠 수 있다. 그는 "김남일 한국영 황지수 등과 주전경쟁을 해야한다. 롤모델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보여줄 때가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베테랑 김남일과의 주전경쟁을 앞두고 재미있는 뒷이야기도 꺼냈다. 박종우는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뒤 아내가 '자기와 김남일 선수가 같은 포지션이더라. 잘 할 수 있겠어?'라고 그러더라. 아내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며 웃었다. 박종우는 "아내가 김한윤과 김남일 선배의 얘기를 자주한다. 두 선배들처럼 선수 생활을 오래하라고 하더라.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이 오래 현역으로 뛰기 쉽지 않은데 대단한 것 같다. 아내의 바람처럼 현역 생활을 오래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