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이승렬(24성남)의 부활이다. A매치 휴식기 직후 강호 인천-제주전에서 2경기 연속 골을 쏘아올리며 날아올랐다.
이승렬은 29일 경기도 분당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제주전에서 맹활약했다. 전반 9분 홍정호에게 선제골을 내준 후 쫓기던 상황에서 전반 26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현영민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골로 연결했다.후반 17분 아크 정면에서 마라냥의 킬패스를 이어받은 페드로의 골이 터졌다. 1-2로 패색이 짙던 후반 38분, 이승렬은 영리한 플레이로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쇄도하며 홍정호의 파울을 유도했다. 이승렬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현영민이 밀어넣으며 2-2 균형을 이뤘다. 후반 종료 직전, 이승렬은 또한번의 페널티킥 찬스를 이끌어냈다. 이번엔 현영민의 슈팅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결국 2대2로 비겼지만 2경기 연속 골에, 2개의 PK를 유도해낸 이승렬의 영리함은 단연 돋보였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안익수 감독은 "내가 욕심이 많아서인지, 2010년의 승렬이를 봐왔던 모습에는 아직 많이 못미친다"며 웃었다. 질책어린 말과는 정반대인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옛영광을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더 좋은 승렬이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만큼, 좋은 생각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하고 있다." 칭찬에 인색한 스승의 한마디한마디엔 애정이 묻어났다.
이승렬 역시 "감독님 말씀대로 아직 2010년 때에 비해 50%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낮췄다. "감독님도 가장 좋을 때 서울에 같이 계셨기 때문에 그때 생각을 늘 하신다. 2010년에 4년차였는데 생각해보면 그때 공격포인트도 제일 많았고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전성기를 떠올렸다. 2010년 이승렬은 25경기에서 7골5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이후 2011년 18경기 1골, 2012년 울산에서 14경기 2골에 그치며 슬럼프에 빠졌다.
2010년 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현영민과 이날 도움을 주고받았다. 현영민은 이승렬의 골을 도왔고, 이승렬은 현영민의 PK골을 유도했다. 선배 현영민과의 '찰떡 궁합'에 대해 "항상 경기 나가기전에 영민이형과 세트피스 등 공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2010년 서울에서도 영민이 형과 함께 왼쪽을 봤기 때문에 호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호랑이선생님' 안 감독과의 재회 이후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해졌다. 더 겸손해졌고 더 성실해졌다. "팀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하나하나, 1분1초를 아끼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감독님 스스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시기 때문에 선수들 모두 배워가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1분, 1초전까지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다들 노력했다. 미팅에서도 제주를 이길 수 있다는 일념으로 집중했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승선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일단 팀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싶다. 경기를 꾸준히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겸허하게 답했다. "대표팀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팀을 옮겨다니면서 얼마나 내 자신을 빨리 찾고 어떻게 경기력을 되찾을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휴식기 이후 성남의 상승세는 "쉼없는 준비" 덕분이라고 했다. "선수단 모두 전지훈련을 일찍 갔고, 한달간 3일밖에 쉬지 못할 만큼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다른팀보다 더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준비에 대한 보상이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