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보다 위대했던 '팀' 이광종호 그 뒷 이야기

기사입력 2013-07-10 07:59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터키에서 희망의 드라마를 쓴 이광종호가 금의환향했다.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을 마친 이광종호가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몇몇 취재진 앞에서 출정식을 가졌던 그 때와는 달리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해단식을 가졌다. 이날 해단식에는 유대우 최순호 축구협회 부회장, 안기헌 축구협회 전무, 김정남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등 관계자와 선수단 가족들이 함께 했다. 이광종호는 8일 이라크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3<4PK>3)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며 30년만의 4강 진출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준 축구에 많은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개인보다 위대했던 '팀' 이광종호 그 뒷 이야기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이광종 감독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한 말이다. 이광종호의 최고 무기가 '팀'이었음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주장 이창근은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다 울었다"고 했다

이창근은 이와함께 기성용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는 16강전 후 트위터에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는 글을 남겨 많은 관심을 모았다. 때마침 기성용의 SNS 파문이 일어났을 때였다. 그는 "사실 아시아청소년대회때도 썼던 글이고, 메신저 제목이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자 마자 바로 적었는데 기성용 선배 얘기가 나오더라. 만폐를 끼친거 같아서 미안했다. 상황을 보고 올린 글이 아니었다. 괜히 지웠다가 오해받을수도 있었다. 미디어팀 형들이 괜찮다고 놔두라고 해서 안심했다"며 웃었다.

1,2차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린 후 부상으로 16강전과 8강전을 함께 하지 못한 류승우(중앙대)는 "다치고 걷지도 못했다. 선수들이 너무 잘 챙겨줬다. 팀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연장전을 두차례나 치르면서 쥐나고 쓰러지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다"고 했다. 8강전 동점골 후 승부차기 실패로 천국과 지옥을 경험한 이광훈(포항)도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경기 후 고개를 숙이니까 친구들이 다가왔다. '왜 미안해 하냐. 너가 동점골을 넣어줬기 때문에 승부차기까지 갈 수 있었다. 힘내라'고 해주더라. 고맙고 미안했다"고 했다.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도 한마음이었다. 8강 연장후반 교체투입돼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정현철(동국대)은 "벤치에서도 한마음이 돼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연장전에 돌입하면 힘든 선수들에게 마사지 한번이라도 더 해주려고 뛰었다"고 말했다.

이광종 감독의 눈은 올림픽으로?

이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명장 반열에 올랐다. 2000년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 지도자 1기 출신인 그는 17세 이하, 20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세계 대회에서 주목할만한 성적표를 남겼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딛고 이번 대회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에는 이 감독의 지도력이 큰 몫을 차지했다. 2016년 브라질올림픽 감독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감독직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고 선을 그은 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콜롬비아와의 16강전을 꼽았다. 그는 "훌륭한 팀을 상대로 선취골을 넣고, 막판에 동점 골을 허용했지만, 승부차기까지 침착하게 성공해서 8강에 갈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또 "정말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빠르고 기술 좋은 유럽과 남미에 우리가 도전하는 입장이었다. 아직 부족하지만, 더 노력하면 세계무대에서 대등하게 겨룰 수 있다는 점을 우리 선수들이 일깨워줬다"고 했다. 조직적인 팀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서는 "잘하는 선수와 후보 선수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이 차이를 극복하려면 빨리 보고 빨리 대처하는 법뿐이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다행히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제자들에게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이 각 팀에서 더 많이 뛰면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레벨에서 거둔 좋은 성적이 성인무대에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이 감독은 "한국의 학원 스포츠 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다. 한국은 어려서부터 성적을 중시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면을 등한시한다.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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