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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과 울산의 2013 K리그 클래식 경기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 서정원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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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아침 수원 선수단은 경기도 화성 클럽하우스에 모였다. 여느 때와는 다소 분위기가 달랐다. 선수들의 짐이 더 묵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날 클럽하우스를 나서면 16일 밤이나 되서야 돌아올 수 있다. 7박 8일, 죽음의 원정 일정이다.
제주 때문이다. 원래 수원은 13일 제주와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원정경기가 잡혀 있었다. 이어 3일 후에는 포항과의 19라운드 원정 경기가 잡혀 있었다. 원래는 11일이나 12일 제주에 들어가 13일 경기를 가진 뒤 포항으로 이동, 포항전을 끝내고 올 참이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5월 29일 FA컵 16강 대진 추첨이 문제였다. 수원은 10일 밤 제주와 원정 단판승부를 펼치게 됐다. 서정원 수원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장기간 원정을 하기로 결정했다.
다소 꺼림칙한 결정이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장기 원정길에 오른 적이 있다. 수원은 지난해 7월 29일 인천과의 홈경기가 끝난 다음날 바로 경남으로 내려갔다. 8월 1일 경남과의 FA컵 8강전에 나섰다. 1대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졌다. 원정은 이어졌다. 8월 5일에는 울산 원정이었다. 2대3으로 졌다. 3일 후에는 부산과 원정에서 만났다. 역시 0대0으로 비기고 말았다. 9박10일의 원정 기간동안 1무2패를 기록했다. 체력 관리에 실패한 탓이 컸다.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수원은 7월 초 체력관리 전문가를 데리고 와 선수단 특강을 가졌다. 이 전문가는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알렸다. 단순히 고기만 먹는 것으로는 체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요지였다. 경기를 앞둔 마라톤 선수들처럼 영양소 가운데 하나인 글리코겐(당원질(糖原質) 또는 동물성 전분)을 다량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후 선수들의 식사 패턴이 달라졌다. 수원은 뷔페식 식사를 한다. 그동안 육류에 선수들이 몰렸다. 특강 이후에는 글레코겐을 다량 합류한 음식의 섭취량이 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원은 최근 선수들에게 물통을 하나씩 지급했다. 특수 영양 보충 셰이크용이다. 경기를 끝낸 선수들은 15분 내에 마셔야만 한다. 피로의 원인인 근육 내 젓산을 분해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죽음의 원정에서도 선수들은 모두 이 물통을 챙겼다.
수원의 7박8일 원정에 팬들도 죽을 맛이다. 팬들은 2월 리그 일정이 발표되자마자 13일 리그 경기에 맞추어 휴가 계획을 짰다. 다들 5개월이나 일찍 계획을 잡은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저가항공권 및 숙박을 해결할 수 있었다. 경기도 보고 제주에서 휴가도 즐기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FA컵이 끼어들면서 망치게 됐다. 마음같아서야 FA컵까지 가고 싶지만 일정을 변경할 경우 항공권 가격이 치솟는게 문제였다. 수원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지르고(?) 보자'는 팬들도 있기는 하다. 그래도 대부분은 주말에 있을 리그 경기에 맞추어서 제주로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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