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한국 선수들 상승세..이유는?

기사입력 2013-07-16 08:01


박인비가 US여자오픈 개막을 하루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IB스포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코리안 돌풍'이 거세다.

지난해까지만해도 한국 선수들 뿐만 아니라 청야니(대만), 미야자토 아이(일본), 펑산산(중국) 등이 가세해 '아시안 돌풍'이 불었다. 그러나 올해는 완전히 '코리안 파워'가 자리 잡았다. 이번주 박희영이 캐나다에서 열린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선수들이 올시즌에만 9승을 합작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메이저대회 3개를 포함해 6개 대회를 휩쓸었다. 신지애는 개막전인 HSPS한다 호주여자오픈, 이일희가 퓨어실크-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각각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시즌 지금까지 LPGA 투어는 총 16개 대회가 열렸다. 이중 절반이 넘는 9승을 한국 선수들이 차지했다.

남은 대회는 13개다.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한국 선수 역대 시즌 최다승 기록이 작성될 가능성이 높다. 태극낭자들의 역대 시즌 최다승은 2009년에 기록한 11승이다. 당시에는 신지애(3승)와 최나연(2승) 등 8명의 선수가 11승을 쓸어 담았다.

남은 대회에서도 한국의 강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박인비는 시즌 6승을 올리면서 독주 체재를 굳혔다. 기존 우승자들 뿐만 아니라 아직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최나연, 유소연, 김인경 등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여기에 이일희처럼 '깜짝 우승'을 준비하고 있는 실력파들도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한국 강세의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8년 '박세리 열풍' 이후 한국 선수들은 꾸준히 LPGA 투어에 도전했다. 15년이 지난 지금 LPGA 투어에는 많은 한국 출신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탄탄한 선수층도 자랑한다. 올해 상금랭킹 기준 전체 155명중 한국(계) 선수들은 38명에 이른다. 무려 24.5%다. 한마디로 LPGA 투어를 장악했다.

양적 성장을 첫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두번째는 질적 향상이다. 이전까지 몇몇 선수들이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최근 몇년사이 한국 선수들의 실력은 상향 평준화됐다. 이처럼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성장한 이유로는 국내 투어의 인기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 컨텐츠로 자리잡았다. 대회가 많아졌고, 상금액도 커졌다. 선수층도 두텁다. 따라서 LPGA 투어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실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


세번째로 대회 코스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도 이유다.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되면서 대회를 유치하는 주최측에서 코스 세팅을 어렵게 하는 게 현 추세다. 특히 골프 장비가 좋아지면서 비거리로 변별력을 높일 수 없게 되자 그린의 난이도를 높혔다. 여기서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발휘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훈련에 투자한다. 또 손의 감각, 강한 정신력 등이 숏게임에서 강한 면을 보여주는 이유다.

국가적 차원에선 한국 여자 골프의 강세는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LPGA 투어에선 한숨 소리가 흘러나오는 게 사실이다.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투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의 들러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당장 대회 스폰서가 떨어져 나가는 게 문제다.

이 같은 현상은 LPGA의 자업자득이다. 미국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려 한 게 역풍을 맞은 꼴이다. 아시아로 투어를 확대한 LPGA는 글로벌 시장을 만든 효과는 거뒀지만 세계 정상의 자리를 아시아에 내줬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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