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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수원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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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챌린지(2부리그) 득점왕 구도는 일찌감치 상주와 경찰축구단 공격수의 싸움으로 예상됐다.
이근호(상주) 정조국 양동현 김영후(이상 경찰) 등 이름값에서 다른 선수들과 차원이 달랐다. 이들은 개막전부터 화려한 골잔치를 벌이며 기대에 부응했다. 일각에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경이적인 골 행진을 벌이고 있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득점레이스가 챌린지에서도 펼쳐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전반기가 끝난 챌린지 득점왕 레이스는 예상과 다르게 펼쳐지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의 '신계' 스트라이커를 위협하는 '인간계' 공격수가 등장했다. 9골로 양동현과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있는 수원FC의 베테랑 공격수 박종찬(32) 이야기다.
박종찬은 14일 충주와의 경기에서 두골을 몰아치며 팀의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수원FC의 터줏대감이다. 2007년 수원FC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가 처음부터 내셔널리그에서 뛴 것은 아니다. 박종찬은 한남대 3학년때 대학리그에서 득점상을 받는 등 괜찮은 선수였다. 2005년 인천의 지명을 받았다. 동계훈련을 열심히 했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수원과의 경기에서 70분을 뛴 것이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다. 이후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방출될때까지 2군에서도 뛰지 못했다. 결국 박종찬은 내셔널리그로의 이적을 결정했다.
프로에서 내셔널리그로 옮기자 막막하기만 했다. 프로에서 실패했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박종찬을 괴롭혔다. 그러나 축구는 똑같았다. 조금씩 수원FC에 정을 붙였다. 특히 김창겸 감독의 지도속에 자신감과 실력이 붙기 시작했다. 재능은 원래 있었던 선수인만큼 내셔널리그에서도 수준급의 공격수로 평가받았다. 그의 활약에 프로팀들도 눈독을 들였지만 박종찬은 거절했다. 겉으로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믿어준 수원FC에 대한 의리 때문이었다.
프로 무대에 대한 상처가 남아있던 그에게 챌린지의 시작은 큰 의미가 있다. 사실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은퇴하려고 했다. 적지 않은 나이, 가정과 미래를 생각해야 했다. 일하면서 지도자를 해보려고 직장팀을 알아봤다. 이 사실을 안 수원FC는 그를 간곡하게 붙잡았다.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자고 설득했다. 프로 무대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 박종찬은 결국 잔류를 결심했다. 아내도 박종찬의 선택을 응원했다. 다시 축구화 끈을 묶었다. 프로다운 마인드를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박종찬은 수원FC의 베테랑이지만 가장 많이 뛰는 선수 중 한명이 됐다. 조덕제 감독도 "나이가 많은 선수지만 몸관리를 잘해서 뛰는데 어려움이 없다. 과거 이태호 선배를 좋아했다. 스피드가 떨어지지만 득점력과 스크린 플레이로 약점을 커버했다. 박종찬이 그렇다. 챌린지에서 볼컨트롤이나 기술은 어느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챌린지에 이런 선수 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종찬은 득점왕에 대해 강한 욕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와이프가 골을 넣으면 용돈을 올려준다고 해서 악착같이 넣고 있다"고 농을 던진 뒤 "클래식 출신의 선수들이 아무리 이름값이 높다고 해도 득점력에서는 뒤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가 골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실패했던 K-리그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 새기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는 그 목표에 한발씩 다가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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