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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땅따먹기 게임'이 아니다.
박주영 커넥션 재가동 그리고 손흥민
왜 박주영일까. 홍 감독과 박주영은 특별하다. 인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AS모나코 시절, 홍 감독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박주영을 발탁했다. 박주영은 구단을 설득해 합류했다. 비록 목표했던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란과의 3~4위전에서 11분간의 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 감독은 헌신을 다한 박주영과 뜨겁게 포옹했다. 박주영도 눈물을 흘렸다. "대회 전에는 금메달이 아니면 의미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15~16년 동안 축구를 했지만 후배들이 나에게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무엇인가를 깨우쳐 줬다. 축구를 떠나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박주영이 병역 논란에 휩싸였다. 홍 감독이 실타래를 풀었다. 기자회견에 동석해 "군대를 안 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말로 잠재웠다.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함께 일궜다. 홍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 "클래스가 다른 공격수"라고 평가한다. 탁월한 골결정력은 물론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멀티 능력, 전술이해 능력도 뛰어나다. 박주영도 홍 감독의 말이라면 무조건 고개를 끄덕인다. 최강희호에서 눈밖에 난 시기는 박주영으로선 잃어버린 세월이었다.
박주영과 함께 손흥민(레버쿠젠)을 첫 중용할 수도 있다. 그는 2년전 카타르아시아컵 대표에 발탁됐지만 20세 때인 지난해 런던올림픽에 승선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또 다르다. 그의 이름값은 또 성장했다. 함부르크에서 맹활약한 손흥민은 지난달 레버쿠젠 구단 역사상 최고 몸값(이적료 1000만유로·약 151억원)으로 이적했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제로톱 전술 재배치
홍 감독은 1기에서 원톱 자원으로 3명의 스트라이커를 발탁했다. 김신욱(울산) 김동섭(성남) 서동현(제주)이다. 각각 1m96, 1m87, 1m88인 이들은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큰 키를 바탕으로 한 포스트 플레이로 적진을 뚫는다. 하지만 호주, 중국전에서 세 선수로 별재미를 보지 못했다.
중대 결단에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버릴 수 있다는 뜻이 내포돼 있을 수도 있다. 1m82의 박주영과 1m83의 손흥민은 타깃형 스트라이커와는 거리가 멀다.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중용은 변화무쌍한 공격과 거리가 멀다. 고립되는 순간 탈출구가 없다.
반면 박주영과 손흥민 카드를 꺼내들면 2선의 미드필더들과 수시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공격에 물꼬를 틀 수 있다. 다양한 옵션이 가능하다. 현대 축구에서 '제로톱 시대'가 성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제로톱은 홍 감독의 '한국형 축구'와도 옷이 맞다.
홍명보호는 28일 오후 8시 잠실의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한-일전을 끝으로 1차 실험을 마감한다. 홍 감독은 "주위에서 아주 좋은 조언이나 팀에 대해 아주 좋은 이야기는 항상 듣는다. 다만 그 길이 맞다 생각하면 흔들림 없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월드컵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