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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포항스틸러스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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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모기업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었다지만, 스틸야드의 N석에는 흥선대원군에 황선홍 감독의 얼굴을 합성한 '황선대원군' 걸개가 내걸렸다. 그만큼 포항의 출사표는 신선하면서도 흥미로웠고, 그들은 반신반의했던 주위의 시선을 비웃으며 승승장구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절대 아니다. 시즌 초반 ACL을 소화하며 주전 선수들의 배터리는 방전 직전까지 내몰렸고, 이후엔 부상 악령이 포항을 어지럽혔다. 그 와중에도 포항은 K리그클래식 21라운드 현재 울산을 1점 차로 제치고 선두에 섰으며, 엊그제 FA컵에서는 4강에 안착하며 2연패를 위해 순항 중이다.
이러한 포항의 기세엔 매 경기 성장세를 보이며 이젠 대표팀 중원 자리까지 넘보는 이명주의 공이 컸다. 열흘 전 강원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다시 한 번 조국의 부름을 받은 팀 내 득점 1위 조찬호의 존재도 대단했다. 올해부터 조금 더 공격적으로 배치되면서 득점에 접근하는 빈도를 높인 황진성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고무열, 노병준, 황지수, 김대호, 김원일, 김광석, 박희철, 신광훈, 신화용 등이 만들어낸 '조직의 힘'이 잘 나가는 포항의 으뜸 비결이었다. 그런데 포항의 행보를 착실히 지켜봐온 이들이라면 뭔가 허전하다는 걸 알아차렸을 듯하다. 그렇다. 여기 나열한 선수 개개인의 헌신도, '그 이상'을 보여온 신진호가 빠졌다.
과연 포항이 신진호 없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을까. 이 선수가 1년간의 임대로 카타르SC에 새둥지를 틀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태극마크를 달아본 경험이 없어 더 많은 팬들에게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기회는 적었으나, 소속팀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 바친 그의 공로는 때로는 심장이, 때로는 팔다리가, 때로는 눈과 귀가 돼 포항을 움직였다. 이적에 얽힌 자세한 내막까진 알 수 없으나, 황 감독 역시 '엄청난' 사유 없이 선뜻 이 선수를 내주진 않았으리란 추측도 해본다. 이 선수를 떠나보내게 되면서 사실상 포항이 쉽지 않을 길을 가겠다고 공언한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마저 드는 건 '오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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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포항스틸러스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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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차에 6경기, 2년 차에 23경기를 소화한 뒤 세 번째 해인 2013년 꽃봉오리를 제대로 터뜨린 신진호가 대단했던 건 자리를 가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본인이 줄곧 뛰며 선호하는 위치도 있었겠으나, 팀을 위해서라면 어느 포지션이든 준수하게 소화해냈다. 태생은 중앙 자원이었으나, 시즌 초반엔 고무열 대신 왼쪽 윙어로 출장하곤 했다. 이후 고무열이 왼쪽 윙어로 들어오면서 자리를 옮겨 이명주나 황지수와 짝을 이루기도 했다. 황진성이 군 문제로 해외 원정을 소화할 수 없거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에는 최전방 공격수 바로 아래에서 기회를 창출해내는 데 애를 썼다. 기록상 2골 2도움이지만, 존재감은 분명 그 이상이었다.
이 선수의 공백을 채울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왼쪽 날개엔 고무열이 건재하고, 신영준도 버티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엔 황진성이 있고, 그 밑엔 이명주, 황지수, 김태수까지 기용이 가능하다. 또, 곧 돌아올 상주의 병장 김재성도 있다. 공백이 생기면 유스 코스를 착실히 밟고 올라온 신인들을 내보내 '강제 성장'시키는 방법도 있다. 다만 앞으로 포항이 두 개의 우승에 도달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을 지켜보면 염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스플릿에 돌입해 우승권 싸움을 할 상대팀들의 클래스, FA컵 우승을 위해 만나야 할 팀들의 레벨, 그리고 팀에 더없이 잘 스며들었던 신진호임을 짚어보면 이를 완벽히 메우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구멍이 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메우는 용접공 같은 선수였다. 이를 잃은 황 감독의 선수 운용 폭에도 확실히 타격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신진호를 보낸, 신진호가 떠난 건 그저 안타까운 일. 이런 타입의 선수일수록 '든 자리'보다 '난 자리'가 확연히 드러나는 법인데, 시즌 종료 직전까지 K리그클래식 17경기에 FA컵 1~2경기를 남겨둔 포항의 앞날이 어떠할지 궁금하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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