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지난 6년간 '외국인선수 무덤'이었다. 2006년 29골을 합작한 뽀뽀(20골)와 소말리아(9골) 이후 좀처럼 제 몫을 다한 외국인선수를 찾아볼 수 없다.
2007년 앤디 에글리 감독 시절 루시아노, 윌리암, 씨엘 등 3명의 외국인공격수가 터뜨린 골은 총 6골 밖에 되지 않는다. 2008년에도 헤이날도, 구아라 등 브라질 출신 공격수들은 2골에 그쳤다. 2009년 호물로가 그나마 혼자 6골을 기록했지만, 구아라는 무득점으로 또 다시 실망을 안겼다. 2010년에도 호물로-펠리피로 구성된 '브라질 커넥션'의 효과는 미미했다. 안익수 전 감독 시절에는 따시오, 호세모따, 파그너 등이 합류했다. 따시오는 2군 리그 득점왕을 거머쥐었지만, 1군에는 등록도 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득점왕 출신 호세모따는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외국인공격수의 메가톤급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타팀들과 비교하면, 부산의 속은 더 뒤집힌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른 느낌이다. '브라질 커넥션'(파그너-윌리암-호드리고)의 효과가 나고 있다. 파그너는 부산 공격의 핵이다. '여름 사나이'라는 별명답게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자 쉴새없이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7월에만 5골(리그 4골, FA컵 1골)을 폭발시켰다. 8월 초 FC서울과의 FA컵 8강전에서도 골을 신고했다. 다수의 K-리그 클래식 팀들이 노리던 윌리암도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고 있는 윌리암은 4월 7일 이후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득점 기회를 생산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여기에 호드리고가 부진 탈출을 알리면서 외국인공격수 삼각편대가 완성됐다. 호드리고는 시즌 초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중용됐지만, 들쑥날쑥한 출전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하지만 6월 29일 대구전 이후 50일 만에 부활했다. 18일 스플릿 그룹A 생존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울산전에서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림같은 터닝 왼발 슛으로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울산)를 뚫었다.
요즘 부산을 먹여살리는 브라질 삼총사의 활약 뒤에는 윤성효 부산 감독의 믿음이 숨어있다. 윤 감독은 이들이 부진할 때 참고 기다려줬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외국인선수 교체를 논하지 않았다. 클래식 무대에서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도록 격려했다. 특히 훈련장에선 따뜻한 아버지가 된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지만, 농담을 던지며 친근하게 다가간다. 윤 감독의 '믿음의 리더십'은 외국인선수들을 변화시킨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