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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빗나갔다.
왜 코쿠 감독은 박지성에게 오른쪽 자리를 맡겼을까. 크게 3가지로 풀이된다. 첫 번째는 밸런스다. 박지성은 8일 팀에 합류했으나, 제대로 훈련을 소화할 만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 다리 근육 부상으로 1주일 정도를 쉬었고, 19일이 되서야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AC밀란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팀 훈련을 풀타임 소화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 대비 기간이었다. 박지성의 경험을 높이 살 만하지만, 풀타임 활약까지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때문에 시즌 초반부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데페이를 그대로 기용하고, 박지성을 오른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AC밀란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위치를 공략하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에인트호벤전에서 AC밀란의 왼쪽 수비를 맡은 선수는 어비 에마누엘손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에인트호벤의 라이벌인 아약스에서 173경기를 뛴 선수다. 에인트호벤전에 선발로 나선 AC밀란 선수 중 상대선수와 팀 전술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지성이 맞상대로 선다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또한 공격적인 성향인 에마누엘손을 활동폭이 넓은 박지성으로 묶는다는 계산도 어느 정도 깔았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코쿠 감독의 현역시절 경험을 들 수 있다. 코쿠 감독은 현역시절이던 2004~2005시즌 박지성과 함께 에인트호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박지성은 당시 어린 선수였지만, A대표팀 시절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공격성향과 멀티플레이 능력을 인정 받아 에인트호벤 유니폼을 입었다. 이를 바탕으로 에인트호벤의 에레디비지에 우승과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행에 일조했다. 코쿠 감독이 AC밀란전에서 박지성에게 사실상의 '프리롤(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뛰는 선수)' 임무를 부여한 배경이다. 박지성은 AC밀란전을 마친 뒤 "감독의 지시에 따라 오른쪽에 서긴 했지만, 움직임에 대해선 알아서 하라는 지시를 받아 (포지션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인트호벤(네덜란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