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가 될 것이다. '제철가 더비'만의 특수성이 있다. 물러설 생각은 없다."(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 "포항같은 강팀을 꺾는 경험이 우리 어린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이 될 것이다."(하석주 전남 드래곤즈 감독)
전남은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하위 스플릿행을 확정했다. 지난해 마지막까지 '강등전쟁'속에 피눈물을 흘렸다. 올해는 여유있게 하위리그 선두권에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3경기에서 승점을 최대한 벌어놓아야 한다. 선두 포항(승점 46)은 오히려 갈길이 급했다. 2위 전북이 승점 44로 2점차로 좁혀들어온 상황에서 전남을 만났다. 치고받는 스플릿 시스템이 가동되기 전에 승점을 쌓아놓는 것이 절실했다.
웨슬리 VS 황진성 '장군멍군'
후반 초반부터 동점골을 노리는 포항의 공세는 거셌다. 포항 특유의 세밀한 패스워크가 살아났다. 후반 10분 박성호의 노마크 찬스에서 김병지의 슈퍼세이브가 빛났다. 한발 빠른 펀칭으로 실점 위기를 막아섰다. 황선홍 감독은 이날 꽁꽁 묶인 조찬호를 빼고 전남 유스 출신 신영준을 투입했다. 경기 직전 "선발 투입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던 비장의 조커다.
전반 13분 '황카카' 황진성이 수비수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포항의 동점골이었다. 후반 26분 또다시 웨슬리의 발끝이 빛났다. 박기동의 정확한 크로스를 이어받았다. 신화용 포항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옆구리 사이로 골을 밀어넣었다.
그러나 리그 1위 포항 역시 무기력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2분만인 후반 28분 신영준의 슈팅이 동점골의 시작점이었다. 신영준의 왼발슈팅이 김병지의 손에 맞고 튀어나오자마자 황진성이 쇄도했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또다시 동점골을 밀어넣었다. 웨슬리-황진성-웨슬리-황진성의 쫓고 쫓기는 '골 배틀'은 흥미진진했다. 한여름밤 일진일퇴의 골잔치에 '용광로의 도시' 광양이 후끈 달아올랐다. 광양전용구장에서 올 들어 처음 파도타기 응원이 시작됐다.
신영준의 복수혈전
후반 44분, 승부를 가른 건 '전남 유스' 출신 포항 공격수 신영준이었다. 포항에 3번째 골을 선사했다. 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광양구장에서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 신영준은 전남유스 출신의 공격수다. 탁월한 킥력으로 중요한 고비때마다 해결사로 활약해왔다. 여름 이적시장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황진성의 2번째 골의 시작점이 됐고, 결국 결승골로 갈길 바쁜 포항에 승점 3점을 선물했다. 전남의 1점차 패배 징크스는 가혹했다. 전남은 형님 포항을 상대로 4회 연속 1점차 패배를 기록했다. 8경기 연속 무승 징크스도 이어가게 됐다. '형만한 아우'는 없었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